국민의당 내부에서 총선 ‘호남 물갈이론’, ‘호남중진 수도권 차출론’ 등이 회자되는 가운데 5선 중진 천정배 공동대표와 3선의 김동철 의원은 2일 자신의 광주 지역구 잔류 의사를 밝혔다.
천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에 필요하다면 저 자신은 어떤 희생과 헌신도 감수하겠다”고 밝혀 수도권 출마설을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당 내부에서는 천 대표가 지역구(광주 서을)를 불출마하고 서울 송파을 등 수도권에 출마해 ‘선당후사’의 모범을 보이고, 당의 공천혁명을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천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을 뜨지는 않는다”며 “호남 정치를 부활시키고 복원한다는 것은 저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라며 수도권 출마설을 부인했다.
그는 “천정배가 광주에 갔다가 필요하면 서울로 올려 보내고, 이런 식으로 호남을 대접할 수 있다는 게 야당 정치가 그동안 호남을 무시하고 홀대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간 천 대표는 “개혁공천과 희망공천을 통해 호남의 ‘뉴 디제이’(DJ)들을 대거 국회에 진출시키겠다”며 ‘호남 물갈이’를 강조했기 때문에 당 일각에선 ‘자기만 빼고 물갈이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는 후문이다.
김동철 의원도 같은 날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야권 대통합의 엔진, 정권교체의 견인차가 되겠다”며 광주 광산구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물갈이론’과 ‘차출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의 시대적 소임이자 광주 시민들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국정의 총체적 위기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소임을 내팽개치고 수권 대안정당을 만들라는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외면했다”면서 “저는 영원히 패배할 수밖에 없는 ‘양치기 정당’에서 ‘광주탈당 1호’를 기록하며 국민의당에 합류했다”며 ‘창당공신’임을 강조했다.
야권의 텃밭인 광주 광산구갑을 둘러싼 야권 내 각축은 치열하다. 국민의당에선 김 의원 뿐만 아니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경록 당 대변인, 천정배 대표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이상경 변호사 등이 공천경쟁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임한필 광산문화경제연구소 대표, 허문수 전 민주당 광주시당 민원실장, 이용빈 광주비정규직센터 이사장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전략공천 가능성도 남아있다. 정의당에서는 나경채 공동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