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해양수산부가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 관련 해운통제를 대폭 강화한다.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후 180일 이내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전면 불허하고, 제3국 선박의 남북 항로 운항을 금지하는 조치도 지속한다. 또 북한의 제3국 편의치적선박의 국내 입항도 금지한다.
8일 해수부를 비롯해 국무조정실, 기재부, 외교부, 통일부, 금융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독자적 대북제재 조치 발표문'을 공개했다.
그동안 정부는 5.24 조치를 통해 ▲남북 간 일반교역 및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반입 금지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금지 ▲대북 신규투자 불허 및 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 확대 금지 ▲우리 국민의 방북 금지 등 포괄적인 대북 제재조치를 실시해 왔다.
이에 더해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지난달 10일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특단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 독자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 관련 해운통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해운통제 강화 조치를 취함으로써 외국선박의 북한 기항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해상을 통한 의심물자 수송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북한의 제3국 편의치적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함으로써 북한이 편의치적제도를 기존 제재 회피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총 66척의 북한기항 제3국 선박이 국내 항만에 104회 입항했다. 주로 철강, 잡화 등을 수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물선의 경우 통상 6개월 이상의 운송계약으로 운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기항 후 180일 이내에 국내 입항하려는 외국선박은 입항이 불허되므로 외국 선사들은 우리나라에 취항하기 위해 북한과의 운송계약을 기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0일 일본도 최근 10개 입항지 중 북한을 기항한 기록이 있는 제3국 선박의 일본 입항을 금지한 바 있다. 지난해 일본에 입항한 북한기항 외국선박은 총 44척으로 조사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는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북한을 제재 및 압박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의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유엔 대북 제재안이 효력을 발휘한지 하루가 지난 4일 오후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외곽 지역인 동강에서 바라본 북한의 작은 포구에 북한 선박들이 수리를 위해 정박 중이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