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버려" 등 윤상현 의원 막말의 대상이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파문이 확산된 9일에도 침묵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날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눈에 띄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당초 김 대표는 윤 의원의 막말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공개회의가 끝날 때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회의 시작 전 옆에 앉아 있던 서청원 최고위원과 귓속말을 나누기는 했지만,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마이크 버튼을 끝까지 누르지 않았다. 지난 2월18일 서 최고위원과 "용납하지 않겠다"며 설전을 벌인 후 20일째 아침 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지 않은 것이다. 김 대표가 침묵을 이어가면서 이날 회의 분위기도 무거웠다.
서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중차대한 시기를 앞둔 김무성 대표에 대해 아무리 취중이라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윤 의원이 김무성 대표와 당원들에게 직접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마음의 상처를 입은 김 대표에게 선배 정치인 입장에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세상이 흉악해졌다"며 "개인적으로 통화하는 문제까지 녹음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세상에서 누구를 믿고 어떤 대화를 하고 세상을 살아가야 되느냐"고 한탄했다.
이재오 의원은 "아무리 (윤 의원이) 실세이고 권력이 있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화를 받은 사람을 밝혀야 하고, 받은 사람이 어떻게 공천에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 밝혀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화 받는 사람은 권력이나 공작으로 김 대표를 죽일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취중에 안부 전화한 게 아니고 김 대표를 죽일 필요성 때문에 전화했다는 것"이라며 "‘다 죽여’의 ‘다’에는 나도 포함될 거다. 나도 65세 이상에, 비박계에 목이 언제 달아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에 대한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의 '욕설 녹취록'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