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막말 파문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전화 통화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윤 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김무성 대표의 거취까지 의논할 수 있는 정도의 힘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 말고는 알려진 사실이 전혀 없는 상태다.
9일 <채널A>가 두 번째로 단독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윤 의원이 김 대표를 거론하면서 시종일관 통화 상대방을 "형"이라고 지칭했다. 윤 의원은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형! 응 내일 공략해야 돼. 응.응.응. 오케이. 형님”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윤 의원은 “제가 그날 정말로 기억 가물가물 하다”며 “제 주변 사람들이 녹음한 것 같은데 하도 술을 많이 마셔서 누구랑 대화했는지 솔직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친이계인 이재오 의원은 윤 의원의 전화 통화 상대방이 김 대표를 죽일 수 있을만한 권력을 가진 인물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의원이 '당에서 솎아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당대회를 하지 않고 혼자서 솎아내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윤 의원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공천을 통하거나, 권력을 통하거나 김 대표를 죽여 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특히 "윤 의원이 마지막에 '(김대표를) 내일 공략해야 돼'라고 말한게 더 기가 막힌다. 아무리 실세고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일로서 정치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정치권에 관계 없는 친구에게 이러한 얘기를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친박계로 분류되면서 윤 의원보다 나이가 많고 권력 있는 인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친박계 핵심 인물 중 1962년 생인 윤 의원보다 나이가 많은 인물로는 서청원 최고위원(1943년), 최경환 의원(1955년), 홍문종 의원(1955년), 이한구 의원(1945년),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1959년) 등 5명이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한 막말·욕설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 대표와 면담을 요청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대표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