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최근 인천공항에서 테러위협과 밀입국 등 보안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공항 보안수준을 격상키로 했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79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공항보안 강화대책'을 논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천공항에서의 연이은 보안사고가 발생하고, 테러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법무부와 국토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항보안 실태에 대한 현장 정밀진단,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공항보안 강화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최근 밀입국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보안인력의 근무기강 확립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부터 CCTV 모니터요원의 개인별 책임구역을 지정하고 모니터링하도록 했으며, 전국공항에 대한 특별·불시 점검을 실시했다.
◇지난 달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수출입화물청사 인근 세관 화물 검사장에서 열린 테러물품 반입 차단 훈련에서 폭발물 탐지견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출입국심사장 무단통과자나 미탑승 환승객 발생 등 돌발적 상황에 대비해 유관 기관간 정보 공유체계도 마련했다. 국적항공사 이용객 중 입국금지자 등 고위험 환승객에 대해서는 항공사와 법무부가 협조해 환승장까지 직접 인솔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출국심사장 출입문은 당일 업무가 종료되면 완전폐쇄하고, 취약지점 384개소를 CCTV 집중감시 지역으로 선정해 전담 모니터요원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출입국 심사장 및 환승구역 보안관리 전담팀(총 42명으로 구성)을 신설하고, 모니터 요원도 새롭게 증원하는 등 보안인력도 확충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중 보안협업 시스템을 개선하고, 시설확충 및 관리강화, 보안인력 역량제고 등을 통해 사전 대비태세를 보다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공항의 경우 20여개가 넘는 공공기관이 상주하고, 출입국심사장-세관-탑승수속장 등 구역별로 보안을 담당하는 기관이 다른 점을 감안해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등 협업을 활성해 나갈 방침이다.
자동출입국심사대나 승객밀집구역 등 취약지역에 대한 출입국 영상정보를 관계기관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미탑승 환승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환승객 정보도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점차 고도화·지능화 되고 있는 공항 보안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보안과 대테러 업무의 컨트롤타워 기능도 강화키로 했다.
각 공항에 관계기관 합동으로 운영중인 '테러보안대책협의회'를 통해 기관별 보안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평가해 현장 이행력을 확보하고, 관계기관 공동으로 공항별 '테러보안대책 운영매뉴얼'을 제정해 사고대응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각 공항별로 저화질 CCTV 등 노후화된 보안장비·시설은 단계적으로 교체·확충하는 등 보안인프라 구축에도 힘쓸 예정이다.
또한, 공항 보안역량 제고를 위해 공항공사, 보안업체 등 현장 담당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해 철저한 보안관리도 유도할 계획이다.
공항보안의 최일선에 있는 경비·검색요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근무여건도 이달부터 개설해 나가기로 했다.
현장의 테러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지방항공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테러현장지휘본부'에 현장출동기관 전체에 대한 지휘·통제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밀입국 재발방지와 항공보안 강화를 위해서는 관계 기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현장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분기별로 이행실태를 점검 및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