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금융당국의 기업 신용위험도 평가시 부채비율 등 양적 지표뿐 아니라 경영자 능력 등 질적 요소를 함께 반영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6일 "기업 신용위험평가 기준을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개선방안을 검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학계,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구조조정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때 부채비율 외에 경영자 능력, 미래현금흐름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원장은 그러나 "주채무계열 중간평가까지는 현 기준을 적용하고 이후에 개선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현재 시스템으로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다 반영되고 있고 큰 문제는 없지만 한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채권금융기관과 기업, 금융당국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 대한) 지원과 구조조정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모두발언에서도 "최근 우리 경제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불확실한 요인들이 잠재돼있다"며 "시중자금을 생산적인 부문에 효율적으로 배분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고사에 나오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을 인용하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부위정경이란 '위기를 막아 잘못됨을 바로잡고 나라를 세운다'는 뜻으로, 청와대가 올해의 화두로 선정한 고사성어.
올 들어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들은 산업계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상반기 277개의 건설, 조선, 해운업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46곳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중 C등급업체 32개는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체결한 뒤 '군살빼기'에 돌입했고, D등급을 받은 14곳은 ▲채권회수 ▲기업회생절차 ▲파산신청 ▲자체매각 절차 등을 밟고 있다.
이어 9개 대기업그룹이 채권단의 심사를 거쳐 MOU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상반기 실적을 반영한 대기업 '옥석가리기'가 재개되고 있다.
중소기업과 영세업체에 대해서는 2차 신용위험평가가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 3차 평가가 시작된다.
김 원장은 "오늘 전문가들이 제시한 건설적 대안 등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병주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 위원장, 김준경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배상근 전경련 본부장,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익종 산업은행 투자금융본부장, 최만규 우리은행 기업개선지원단장 등이 참석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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