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수년간 정치 편향적인 댓글 수천개를 달아 논란을 빚은 뒤 사임한 이모(46)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변호사로 활동하게 됐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는 지난 10일 열린 변호사등록심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이 전 부장판사의 변호사 등록신청을 받아들였다고 12일 밝혔다.
이 전 부장판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수년간 포털사이트에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여성과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댓글을 달아 오다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해 2월 사임했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하한 20대가 구속됐다는 기사에 '모욕죄를 수사해 구속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이라는 댓글을 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과 촛불 시위를 비하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또 '박통, 전통 때 물고문했던 게 좋았던 듯', '너도 김용철 변호사처럼 뒤통수 호남출신인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는 '종북세력을 수사하느라 고생했는데 인정받지 못해 안타깝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정치 편향적 댓글이 장기간 이어져 일시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고 내용 또한 비난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징계처분을 모면한 점 등을 종합하면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 변호사 등록 부적격 의견을 붙여 이 전 부장판사의 등록신처서 등을 대한변협에 보냈다.
그러나 등록심사위는 심의 결과 댓글 일부가 부적절한 점은 인정되지만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만큼 부적격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등록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등록심사위는 ‘2012 국정원 대선 개입사건’ 특별수사팀 부팀장으로 근무했던 박형철(48·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산고검 검사(부장)의 변호사 등록신청도 받아들였다.
박 전 부장검사는 서울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인천지검 검사, 부산지검 검사, 부산지검 부부장검사, 창원지검 밀양지청장, 대검찰청 공안2과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4월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검사 재직시에는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 부팀장을 맡아 원 전 원장과 국정원 직원들을 기소했다.
박 전 부장검사는 재직시 공안사건에 관한 한 검찰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자였으며, 특히 각종 선거사건에 대한 법리와 실무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특수부 검사로 유명세를 떨쳤던 남기춘(57·15기) 전 서부지검장과 함께 ‘법률사무소 담박’에서 변호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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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