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무조건 최초가 돼라."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타(BETA)운용본부가 최근 조홍래 사장으로부터 받은 특명이다. 낮은 절대금리와 축소된 변동성으로 국내 시장의 기대수익이 현저히 낮아진 만큼 자산배분에 최적화된 상장지수펀드(FTF) 라인업 강화에 나설 것을 당부하면서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타운용본부장(사진)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첫걸음은 본부 재정비를 통한 체질개선"이라고 말했다. 국내 ETF 시장 전반의 더 큰 성장이 예상되는 올해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인력은 충원해 조직력을 키웠고 발돋움할 채비는 마쳤습니다. 기존에 없는, 어려워서 남들이 못하는 ETF를 발굴해 최초 선점하는데 집중할 겁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초 상장 ETF가 많다. 이미 상위 선점사들의 점유율이 공고한 ETF 시장에서 한국투신운용만의 스타일이 가미된 차별화한 ETF로 승부수를 띄운 결과다. 현재 한국투자신탁운용 KINDEX ETF는 총 22개. 이 가운데 중국본토 ETF, 해외인버스·레버리지 ETF 등은 산고(産苦)와도 같은 출시 준비 끝에 시장에 첫선을 보인 상품으로 이미 활성화돼 인정받고 있다.
이달 초 출시한 KINDEX 일본 니케이225(H) ETF도 최초다. 앞서 토픽스(TOPIX)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있었지만 성장성과 대표성이 보다 뛰어난 니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는 국내에 없었다.
"니케이225 지수추종 상품에 대한 니즈는 시장의 오랜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수제공업체와의 지수사용 허가문제서부터 외국인투자관련 결제제도 협의까지 걸림돌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죠. 달리 방법도 없었습니다. 무조건 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녹록지 않은 국내 사정은 ETF에 유리한 여건이 되고 있다고 봤다. 금융당국의 ETF 활성화 의지가 강력한데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해외주식투자전용 ETF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서 ETF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단 얘기다.
"최근 투자자들이 자연스레 ETF를 통한 자산배분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낮아진 절대금리 수준에 더해 박스권에 갇힌 국내증시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올해는 이런 현상이 보다 안착할 것으로 봅니다. 본부의 핵심과제는 두 가지, 해외투자와 자산배분입니다. 무엇보다 ETF 라인업 강화가 우선돼야죠."
궁극적으로는 모든 투자자들이 KINDEX ETF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심 본부장의 목표다.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베트남에 집중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앞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를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5월께 베트남 ETF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가야 할 길이고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베트남이 향후 중국에 버금가는 마켓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그 배경이 됐다.
"베트남이 자본시장 개방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과거 이머징 마켓의 성공스토리, 그 중심엔 늘 자본시장 개방이 있었기 때문이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환경 변화 수혜도 물론 기대됩니다. 하지만 자본시장 레벨업 영향력이 더 폭발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실제 베트남 증시가 재평가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하면 그 성장세는 가늠하기 어려울 겁니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타운용본부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ETF 시장 전반의 레벨업이 예상되는 올해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력 재정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