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의 '퇴직연금 네비게이터펀드'가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로부터 '기본으로 깔고 가는 펀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랜 기간 퇴직연금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을 앞세워 믿음직한 노후자금 지킴이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다.
1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06년 설정된 한국투자 퇴직연금 네비게이터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전일 기준 161.5%에 달한다. 연초 이후 12.16%, 3년 15.95%로 전체 대형주 펀드 가운데 월등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연초 이후 0.50%, 3년 -1.33%, 설정 이후 -5.92%의 저조한 수익을 기록 중인 동일유형 펀드 성과와 대조적이다.
수년간 이어진 가치주, 중소형주 장세 속 대형주의 시장 소외로 상대적 부침이 있었지만 최근 대형주 실적회복을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수익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부문 부문장(사진)은 "설정액 1조원이 넘는 이 펀드는 초대형펀드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시장변화에 휩쓸리기보다 '시장에서 저평가됐지만 성장성 높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한다'는 일관된 운용원칙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편입종목 선택시 장기실적 추이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박 부문장은 "경영진과 연구개발, 투자규모, 산업의 성장성 등을 종합 고려해 장기간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저평가 종목을 발굴한다"며 "특히 장기펀드 성격을 단순히 긴 듀레이션으로 규정하기보다 거시적 경제흐름과 추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용해 변동성 위험을 관리,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 등을 종합 분석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면서 변화에 능동적인 포트폴리오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박 부문장은 덧붙였다.
박 부문장은 2006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합류해 2007년부터 10년 가까이 네비게이터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국내에서 펀드매니저 교체 없이 원칙을 고수하며 운용을 이어온 사례는 박 부문장이 유일하다.
회사는 올 초 박 부문장을 주축으로 기존 주식운용본부에서 코어운용부문을 떼어 신설했다. 6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코어운용부문은 이 펀드 전담팀이다. 펀드규모가 큰 만큼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보다 철저한 리서치와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수익률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