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최고위·공관위, '유승민 문제' 폭탄돌리기

22일 밤에야 결론 나올 듯…유승민 6일째 행적 묘연

입력 : 2016-03-21 오후 4:33:30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연일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 최고위는 21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유 의원 공천 여부를 다시 공관위로 넘겼다. 지난주 공관위가 최고위로 넘긴 사항인데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다시 공관위로 보내버린 셈이다.

 

최고위는 이날 회의에서 다음날인 22일 오후까지 공관위가 유 의원 공천에 대한 결론을 내리면 오후 9시 최고위를 열어 추인키로 결정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은 오늘 (공관위에서) 논의한다고 한다”며 "최고위에서는 공관위에서 논의한 다음에 하겠다”고 회의 결과를 알렸다.

 

최고위와 공관위가 이처럼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고 그만큼 정치적 부담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관위는 이미 유 의원의 자진 사퇴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는데 오늘도 발표는 없느냐’는 질문에 전날에 이어 “오늘도 기다린다”고 말했다. 공관위에서 유 의원 공천 문제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대목이다.

 

그러나 유 의원 측은 공관위 발표를 계속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유 의원의 탈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일단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유 의원은 이날까지 6일째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22일 오후 최고위 회의에서 어떻게든 유 의원 공천 문제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 의원이 경선을 치를 수 있는 최대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이 24~25일이고, 당내 경선을 하려면 최소 이틀이 필요하다. 22일 밤늦게라도 결론을 내려야 23~24일 경선 여론조사가 가능하다. 경선이 끝나면 25일 후보자 등록을 할 수 있다.

 

최고위가 22일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경선 여론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유 의원의 탈당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선을 못하면 단수추천이 이뤄질 것이고, 새누리당이 유 의원을 단수추천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24일에는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23일에는 유 의원의 거취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에서 대구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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