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체육회, 체육계 개혁 의지 드러내나

'비리혐의' 야구협회·수영연맹, 정상화할 때까지 권한 박탈

입력 : 2016-03-27 오후 2:58:48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지난 21일 출범한 통합 대한체육회가 잇따른 비리에 시달리던 대한야구협회와 대한수영연맹의 권한을 박탈했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이라는 취지로 출범한 통합 대한체육회가 체육 단체 내부 개혁에 본격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대한체육회는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통합 대한체육회 제1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야구협회와 대한수영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이날 체육회는 "두 단체의 집행부 기능을 정지한다"며 "두 단체가 정상화할 때까지 체육회가 구성한 관리위원회가 집행부 기능을 대신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체육회 정관 11조에 의거한 두 단체의 비위와 재정악화에 따른 원만한 사업 불가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해당 단체의 임원은 해임되며 권리 주장이나 의사결정 참여도 제한된다. 체육회는 두 단체를 이른 시일 안에 정상 궤도에 올려 오는 8월 개막하는 리우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체육회 측은 "두 단체가 정상적인 업무 추진이 가능할 때 이사회를 거쳐 관리단체 지정을 해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는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돈 문제로 시끄러웠다. 내부 인사들의 고소가 이어지며 내홍을 겪다 지난해 5월 새로 부임한 박상희 회장조차 공금을 부당하게 이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11일 사임했다. 대한수영연맹 또한 고위 임원의 공금 횡령에 이어 임원급 인사 10명이 구속되거나 불구속 기소되면서 재정악화가 이어졌다. 이미 지난달 11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보조금 지원이 끊긴 상태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통합대한체육회가 체육계 내부 인사들의 불합리한 관행을 걷어내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체육단체 통합 출범을 알리면서 가장 먼저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인 동시에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체육단체 통합은 넓게 보면 그 자체로 좀 더 체육계의 발전적인 모습을 그린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면서 "각종 비리 혐의에 연루된 단체 같은 경우 지금처럼 확실한 선 긋기를 하고 가는 게 맞다"고 호응했다.
 
또 다른 인사는 "수영연맹 같은 경우 과거에도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때는 검찰이 다 풀어줬다"면서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현 정부나 정권이 체육계 개선에 탄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과거 정부나 정권은 이런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측면이 있는데 이번엔 확실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관리단체 지정 소속 한 관계자는 "관리단체 지정 이후 당장 월요일(28일)부터 체육회 인사들이 두 단체에서 관리 지침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안다"면서 "관리단체 조율에 나서는 체육회 쪽 인사들도 얼마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부분"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통합대한체육회는 지난 25일 8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부회장 4명 선임과 정관 개정 등 주요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사진은 이사회 모습. 사진/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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