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지만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린 '해외파'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24일 레바논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에서 이정협(울산현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어 27일 태국 원정 평가전에서도 석현준(FC포르투)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따내며 8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력까지 좋았던 것은 아니다. 레바논과 태국이 대표팀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상대이기에 경기 내용 면에서는 아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일본이나 이란 같은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만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슈틸리케 감독 또한 이들의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경기출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진수(호펜하임), 박주호(도르트문트),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등의 부진이 이번 A매치에서 확인됐다.
태국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과 면담을 했다"며 "본인들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슈틸리케 감독은 "9월 이전에 여름 이적시장이 있으므로 아직 6개월 뒤의 일을 예단하긴 이르다"면서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 순위 150위든 50위든 항상 똑같은 생각으로 열심히 경기를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약체와의 경기가 많았다는 소리를 들었던 대표팀은 스페인(5월31일)과 체코(6월4일)를 상대로 '유럽 원정'을 앞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남은 기간에 모든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자세히 관찰할 것"이라며 새로운 선수 발탁을 포함한 새 판짜기에 나설 것을 밝혔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 27일 오후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태국의 친선 경기 도중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땀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