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네이버 '라인', 플랫폼 공개·핀테크로 퀀텀 점프하나

"이용자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 예상”

입력 : 2016-03-28 오후 4:50:57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가입자 정체와 매출 악화 등 성장통을 겪고 있는 NAVER(035420)(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글로벌시장 공략의 퀀텀점프를 하기 위한 플랫폼 개방 전략과 신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라인의 신규 사업 전략에 대해 중장기적 수익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와 일본 대표 인터넷 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월실질이용자수(MAU) 지표가 정체를 겪고 있다.
라인의 월실질이용자수는 지난해 4분기 말을 기준으로 2억1500만 명이다. 지난해 3분기 2억1240만 명보다 260만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라인은 지난해 2분기에 월실질이용자수 2억명을 돌파하는 등 거침이 없었다. 당시 월실질이용자수 증가속도가 지난해말 3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하지만 라인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성장 정체의 가장 큰 이유는 일본과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이른바 주력 4개시장 외에 나라에서 라인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4개국을 제외한 라인의 월실질이용자는 지난해 1분기에 8180만 명에서 3분기 말에는 7030만 명으로 줄었다.
 

이 같은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라인뉴스, 타임라인광고, 운영형광고 등 신규 광고 서비스의 확대와 제휴를 통한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 라인페이-라인포인트 사업 확대,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사업 진출 등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라인은 우선 기업과 고객이 라인 메신저 상에서 더욱 밀착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즈니스 플랫폼 개방 전략을 공개했다. 웹 서비스 운영자에게 제공되는 오피셜 웹 앱(Official Web App)을 활용하면 라인 계정을 통해 이용자를 대상으로 40개 이상의 폭넓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용 파트너십 프로그램도 지원하며, 개발자들을 대상으로는 라인의 메시징 API를 개방한다.

 

또한 라인은 모바일 송금과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의 가맹점을 확대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는 선불카드 ‘라인페이 카드’를 선보인다. 카드사 JCB와 제휴를 맺었다. 신청 시 여신 심사 및 연령 제한이 없고 연회비도 무료다. 카드 이용 내역은 라인 메시지로 실시간 전달돼 카드 잔액 및 이용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결제 금액의 2%는 라인 포인트로 적립돼 라인 플랫폼 상에서 콘텐츠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사용처는 스타벅스, 아마존 등 서비스로 확대될 예정이다.

 

라인은 올 여름, ‘라인 모바일’로 일본에서 MVNO사업에 진출할 계획도 밝혔다. 주식회사 NTT도코모의 통신 회선을 이용해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고, 사용자의 이용 상황에 따라서 요금 선택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용 요금은 1개월 최저 500엔(세금 별도)을 예정하고 있으며, 라인 서비스 무제한 사용은 다양한 요금제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라인 모바일 이용 시 라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서비스의 데이터 통신료를 무료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라인 측은 “2015년 일본 스마트 폰 보급율은 49.7%로 인구의 과반수가 아직 스마트 폰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라인은 모바일 환경 향상을 목표로 MVNO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라인의 이 같은 사업 전략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본 대표 인터넷 및 O2O 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는 평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 라인의 신규 비즈니스전략은 네이버 특유의 다이나믹한 모습을 오랜만에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기존 서비스 가입들의 충성도 제고 및 신규 광고주 유입에 대한 기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추가적으로 신규가입자 확보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규비즈니스에 따른 비용증가는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나 단기실적 접근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기대되는 추가수익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웹기반의 서비스 확대, 중소업체들과의 파트너십(식당, 배송, 부동산, 중고차 등)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도 기대된다”며 “라인페이의 제휴처 확대(JCB, 일본 지방은행)와 라인포인트와의 통합으로 모바일 결제 및 커머스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MVNO시장의 경쟁은 치열하겠지만, 가입자 증가에 따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 성장 및 라인뮤직과 같은 서비스 이용자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라인은 2014년부터 IPO를 추진한다는 소문에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았으나 올해 상장 추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인이 해외 증시를 통해 상장할 경우 시가 총액 5조~7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 네이버 시가총액 21조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김창권 KDB 연구원은 "올해 라인 IPO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미 여러 차례 공시된대로 네이버는 라인 IPO를 추진하고 있었고, 결산이 끝나는 2분기에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가 지난 24일 열린 '라인 컨퍼런스 도쿄 2016'에서 앞으로의 사업 전략과 새로운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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