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해운업계가 노선 개편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운항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항로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1만3100TEU급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이 유럽항로를 운항 중이다. 사진/한진해운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은 최근 북구 주력 노선인 NE6을 기존 11척 체제에서 9척 체제로 축소한다. 대신 미주서안-아시아-지중해 서안 펜듈럼 서비스(PM1)를 단독운항 서비스로 전환한다. 베트남 노선도 개편했다. 장금상선과 '인천-평택-부산-홍콩-하이퐁-옌톈(중국)-인천' 순서로 기항하는 'KH1 노선'을 공동운항하며, 장금상선에서 운영 중인 'KH2 노선'에 선복 교환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하이퐁과 다낭 등 베트남 서비스를 강화하고, 중동 주력 노선(FMX)과 서인도 주력 노선(FIX)의 선대 개편 및 확장을 통해 주요 시장 선점 및 영업 확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최근 '중국-한국-러시아'를 잇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개편했다. 그간 러시아의 FESCO와 부산과 러시아 보스토치니를 잇는 2개의 노선(KRS·KR2)를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서비스 지역을 남중국과 중중국까지 확대했다. 프랑스의 CMA CGM도 공동운항에 합류해 4600TEU급 컨테이너 3척을 3개 선사가 1척씩 투입한다. 현대상선은 '현대 유니티'호를 투입해 지난 24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노선의 효율화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노선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미주 및 구주노선은 전체 노선에서 각각 68%, 65%를 차지하는 등 특정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선사들은 동서 항로에 치우쳐 있다"며 "동서 항로의 물동량이 떨어질 시기를 대비해 남북 항로에도 공을 들여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APM-Maersk)와 2위인 MSC의 미주 및 구주 항로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6%, 35%에 불과하다. 이들은 경쟁이 치열한 구주, 미주노선 이외에도 남북항로, 대서양항로 등 다양한 항로에 정기선 서비스를 개설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