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캐피탈사들이 고유의 업무영역으로 여겨왔던 리스 및 할부금융업에 속속 타 금융업권이 진출하면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들은 금융당국에 부동산리스에 대한 세제혜택 마련, 보험대리점 업무 허용을 위한 건의를 계속하는 동시에 외국환 업무 취급 확대를 통한 수입원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과 보험, 저축은행들이 오토론 및 자동차 금융을 취급하는 등 리스·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여신금융사들의 신규 업무 모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현재 여신금융사들은 지난 2014년 금융당국의 감독규정개정 부수업무 네거티브제 전환으로 부수업무가 가능해진 상태다. 이에 따라 부동산리스세제 혜택과 보험대리점 업무 허용, 외국환업무 취급을 통해 새로운 수입원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부동산리스가 활성화되면 부동산 임대료 상승을 우려해 업무용 부동산을 미리 확보해 놓을 필요가 없게 되고 부동산 소유에 따른 비용을 현격히 줄임으로써 재무구조를 견실하게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보험업법은 은행, 증권, 상호저축은행, 특수은행, 신용카드사에게 보험대리점 업무를 허용 중이나 리스할부금융사는 제외됐다"며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위해 리스할부금융사도 보험대리점 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건의로 기획재정부에서 외국환업무 취급범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외국환거래법시행령을 입법예고된 것을 알고 있다"며 "향후 업무영역이 확대돼 신규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캐피탈업계는 지난 2006년 말(44개사) 36조원, 2008년 말(51개사) 59조원, 2012년 말(58개사) 83조원, 2015년 9월말(73개사) 100.6조원으로 자동차할부, 오토론, 기타 대출실적 증가에 영향을 받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사 가운데 리스·할부사는 47개(리스 26개, 할부 21개)사로 전체 여신금융사 81곳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 금융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사업 부문에서의 자동차 금융상품에 과도하게 집중된 모습도 나타나고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자동차 리스는 5조8069억원으로 전체(자동차, 기계, 선박, 의료기기, 기타)리스 실적 중 64.5%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7조1132억원을 기록해 전체 비중의 72.2%를 차지했다.
자동차 금융상품 실적현황의 경우 지난 2014년 23조7706억원에서 지난해 25조5203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리스는 6조783억원에서 7조1276억원 늘었으며, ▲할부는 같은기간 9조47억원에서 9조5090억원, ▲오토론은 8조6876억원에서 8조8822억원으로 각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신금융회사의 업무범위는 타 금융권역 보다 제한적이지만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의 업무영역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고객영업이 타 금융권과 비교적 높은 은행 창구에서 리스·할부 금융 상품의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비지주계열 금융사들의 영업환경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역을 벗어난 상품경쟁 심화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달비용 금리가 높아지면서 비지주계열사들의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비교적 조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주계열 캐피탈의 경우 영업환경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전업 금융사들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스·할부금융을 전업으로 삼고있는 캐피탈업계가 타 금융권역에서의 유사상품 출시 등으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익성제고를 위한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