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올 들어 1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서비스업 투자와 중국의 제조업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FDI는 신고기준 42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억5000만달러에 비해 19.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도착기준에 따르면 18억3000만달러로 전년 32억1000만달러보다 43.1%감소했다. 이 같은 차이는 투자의향과 실제 집행 금액의 차이로 산업부는 지난해 1분기에 있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에스오일에 대한 대규모 투자액 18억4000만달러의 기저효과로 풀이했다.
이상진 산업부 투자정책국장은 "인수합병(M&A) 분야는 신고와 함께 투자액이 도착하지만 외국인이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이나 사업장을 짓는 그린필드 투자는 1~2년에 걸쳐 지속적 투자가 이뤄진다"며 "SK 어드밴스드 프로젝트와 중국의 구천그룹, 유젠그룹으로부터 상반기 중에 투자액이 도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 어드밴스드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중동순방당시 발굴된 프로젝트가 실질적 투자로 이어진 사례로 SK가스, 사우디APC, 쿠웨이트 PIC 등 3자 합작으로 울산에 프로판탈수소화(PDH)공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97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국가별 투자액은 신고기준 EU와 중국의 투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미국과 일본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EU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5.8%가 늘어난 17억6000만달러, 중국은 603.8% 증가한 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EU의 투자액 가운데 16억4000만달러가 서비스업 분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의 경우 중국 부동산 개발을 담당하는 유젠 그룹이 포항에 2000억 규모의 티타늄 생산공장을 건립할 계획을 밝히는 등 제조업 분야 투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로 1분기에도 분위기를 이어갔다. 또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인 구천그룹도 경북 포항에 1억달러 규모의 5성급 호텔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전년 1분기 대비 투자액이 56.2% 감소한 5억5000만달러였다. 주력인 서비스업 투자가 감소하면서 투자가 주춤했고, 일본도 같은 기간 44.4% 감소한 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EU를 제외하고 최근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를 이끌었던 서비스업 분야가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중국의 제조업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산업부는 올해 외국인 투자유치 활동의 중점 추진 목표를 ▲수출 증대 ▲산업구조 고도와 ▲국내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는 외국인투자 발굴에 두겠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FDI 활성화를 위해 FTA 발효 51개국과 수출연계형 투자유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기존 주력 제조 산업 및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선진 자본 유치를 통해 산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하겠다"며 "한류 등 관광자원, 물류 수요 증대에 대응해 복합리조트, 유통 등 국내 인프라를 확충에도 해외 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상진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2016년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