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일여다야라는 불리한 구도를 딛고 '종로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대는 여권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다.
정 후보는 5일 오전 지하철 6호선 창신역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파란 점퍼를 입은 정 후보는 시민들에 명함을 건네며 “안녕하세요. 정세균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저 아시죠? 정세균 한번 도와주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 시민이 정 후보에게 다가와 “저쪽에 후보님 현수막이 없다”며 안타까워하자, 정 후보는 “한 동에 하나 밖에 할 수 없다”며 “신경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창신초등학교 근처에서는 정 후보의 지지자로 보이는 한 시민이 다가와 “후보님과 관련된 기사가 나왔다”며 신문을 직접 챙겨주기도 했다.
종로구민회관으로 자리를 옮긴 그에게 한 시민이 다가와 “국민의당을 만든 안철수가 너무 밉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 후보는 “저를 밀어주면 제가 당선된다”며 다독였다.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배우 김수미씨가 정 후보를 도왔다. 김씨는 고향 친구로서 정 후보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수저를 노인들에게 나눠주면서 “어르신, 일용 엄니가 왔다”며 그를 소개했다. 그러자 “아이고, 누군가 했더니 일용 엄니였네”라며 반가워했다.
정 후보는 기자와 대화를 나누며 현재 선거 판세를 ‘박빙우세’로 판단했다. 그는 “여론조사에 목매지 않는다”며 “결국 민심은 시장과 상가에 있고 골목에 있다. 제가 느끼기에는 (여론이) 괜찮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종로의 윤공규 후보를 지원하면서 성균관대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종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9명의 후보가 출마한 지역이다.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이 치러지고 있다.
정 후보는 “야권의 승률은 연대나 단일화를 하면 높아지고 분열하면 떨어진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계속 (후보 단일화를) 요청하고 있는데 호응을 안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무래도 최종적으로는 유권자에 의한 단일화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분열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거리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허모(20대·여)씨는 “더민주를 지지하지만 야권이 분열돼 있는 상태에서 선거를 잘 치룰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복지관을 방문한 조모(80대·여)씨는 “정당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며 야권의 단합을 촉구했고, 자영업을 하는 송모(60대·여)씨는 “안철수가 문제”라며 야권분열의 책임을 국민의당으로 돌렸다.
종로 2가에서 철물점을 하는 박모(70대·남)씨는 “야권분열의 책임을 누구에게도 돌릴 수 없지만 새누리당과 더민주도 싫다. 이번에는 국민의당을 찍겠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종로)가 5일 지하철 창신역 2번 출구에서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