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오비맥주가 노조와 수년간 갈등을 빚으며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와 노동조합이 최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나섰지만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지난달 25일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킨 바 있어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파업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영업을 근간으로 하는 주류회사 입장에서 '파업'은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노조측의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도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오비맥주는 해마다 불거지는 노조와의 갈등이 골칫거리다. 지난 1월에는 노조가 근로시간 허용 한도를 위반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사측을 고발해 연초부터 갈등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수입 맥주에 밀리고 시장 경쟁이 심화하며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은 치명타가 될 우려가 높다.
실제 2011년 하이트맥주를 제치고 국내 맥주 시장 1위에 오른 오비맥주는 지난해 뒷걸음질쳤다. 2014년 60%대 점유율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 점유율은 57%로 떨어졌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압박하고 있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매출은 2배 넘게 뛰었다.
해외 맥주의 공세도 위협 요소다. 관세청에 따르면, 맥주 수입액은 2013년 8967만 달러에서 2015년 1억4186만 달러로 매년 급증하며 또 다른 경쟁상대가 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14년 4월 AB인베브가 오비맥주의 경영권을 인수 한 뒤 부터 영업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권이 바뀐 뒤 무리한 수뇌부 교체가 단행되는 등 조직의 불안정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AB인베브는 2014년 대표이사를 장인수 사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부사장을 맡고 있던 프레데리코 프레이레로 교체한 바 있다. 장 사장은 부회장에 임명됐지만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장 부회장은 AB인베브로 경영권이 넘어가기 전 대표이사에 임명돼 5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를 일궈내 1위 브랜드로 군림시킨 주인공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장 부회장과 함께 있던 영업 임원들도 대거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은 영업 조직력이 성패를 좌우하는데 오비맥주는 최근 몇 년간 불안정한 모습이
다“라며 ”치열한 시장에서 노사가 똘똘 뭉쳐야할때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