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중국의 성장 둔화 악재를 뚫고 올해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약세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감소했지만,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에틸렌 공급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수급 상황은 되레 개선됐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화학(051910)과
한화케미칼(009830),
롯데케미칼(011170)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LG화학 4580억원(전년 동기 대비 26.6%↑), 롯데케미칼 4730억원(165.9%↑), 한화케미칼 1090억원(324.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향후 특별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지난해 이상의 연간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에틸렌의 공급부족 상황에 따른 것이다. 당초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뚜렷한 성장 둔화, 전세계를 덮친 저유가 태풍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됐다. 이에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잇따라 신규설비 가동을 중단했고, 이는 오히려 현재의 공급부족 상태를 불러왔다. 시장의 두려움이 만들어낸 호재인 셈이다.
이 같은 공급부족 상황은 석유화학 제품의 높은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로 이어졌다. 통상 유가와 연동하는 제품 가격이, 수급의 불균형으로 기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분기 납사크래커(NCC)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453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676달러로 급증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표적인 유화제품인 에틸렌의 글로벌 수요 증가 규모는 연평균 600만톤이지만 지난해 신증설 규모는 336만톤, 올해도 429만톤에 불과하다"며 "중국 경기 부진 속에서도 에틸렌 스프레드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상반기 석유화학 시황의 특징은 공급이 부족해 스프레드가 개선되는 '공급부족' 현상의 확산"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석유 기반의 NCC가 석탄 기반의 CTO, 천연가스 기반의 ECC에 비해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도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이 석유 기반의 NCC 설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중국과 북미의 CTO, ECC 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외에도 인도와 유럽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 역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에게 기대되는 대목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도는 의외의 수요 서프라이즈 지역으로 경기 개선에 따른 화학·정유제품 수요가 전년 대비 15%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유럽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설비스크랩 영향으로 2015년부터 본격적인 석유화학 제품 순수입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LG화학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