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부문의 핀테크 기업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출시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가 자사의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상대면을 통한 실명확인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시스템 '잇츠미(it’s me)'를 개발한 토마토파트너는 지난 8일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데이타시스템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금지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방식의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스템'을 상용화해 현재 '써니뱅크'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지주(055550) 계열사인 신한데이타시스템은 'SPASS 비대면 인증 솔루션'이라는 명칭으로 신한은행의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스템'을 생산, 제작해 신한은행이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를 실시 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토마토파트너가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 서비스는 금융사의 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토마토파트너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잇츠미’와 서비스 목적 및 효과가 동일하다.
또한 ▲사용자이동단말(스마트폰)을 통해 신분증 이미지를 수신하고,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사용자 얼굴 영상을 수신하는 부문 ▲본인 확인 이후 전자서류를 자동생성·송신·삭제하는 등의 기술적 구성이 동일하다는 점을 이유로 특허권 침해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토마토파트너는 지난 2014년 7월 신분증 사진 전송과 영상통화를 핵심으로 하는 '원격 계좌 개설 시스템' 특허를 등록했다.
더욱이 토마토파트너는 신한은행이 이 특허에 대한 도용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토마토파트너는 보유 특허의 사업화를 모색하는 도중 작년 5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신한은행 관계자를 만나 신한지주 계열사에 관련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토마토파트너는 자신들이 개발한 원격 계좌 개설 시스템을 소개하고 잇츠미 서비스 시연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신한은행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 개발 업무를 맡은 업체는 신한지주 계열사인 '신한데이타시스템'이었다.
이어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비대면 방식을 적용한 계좌개설 업무를 개시했으며,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국내 제1호로 비대면 방식에 의한 실명확인을 거쳐 통장을 발급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이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를 선보인 직후 토마토파트너는 곧바로 특허 침해 중지를 공문을 통해 요청했지만 신한은행은 ‘특허침해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내 핀테크 기업의 기술을 인정해달라는 요청을 묵살했다.
신한 측은 여전히 특허 침해 논란에 대해 기존과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며 법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신한데이터시스템은 특허침해중지요청에 대해 "토마토파트너의 등록특허는 신분증 이미지에 포함된 얼굴 이미지와 영상을 비교해 본인을 확인하는 비대면 본인 확인 뿐만 아니라 계좌 개설 신청용 전자서류에 대한 부분도 포함하고 있다"며 "전자서류 생성부·전송부·삭제부의 구성을 전혀 실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등록 특허를 침해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법원으로부터 관련 소송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이후 법적 소송에 대해서는 충실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