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분기 깜짝실적 '조성진 효과'…2분기 G5까지 가세(종합)

영업익 5052억원, 2014년 2분기 이후 '최고'…그룹 걱정거리에서 간판으로

입력 : 2016-04-11 오후 5:39:34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LG전자가 1분기 날아올랐다. 그룹의 유일한 걱정거리에서 간판으로의 위상도 되찾았다 고위 관계자는 이제 시작이라며 향후 실적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1분기가 조성진 효과라면, G5가 가세하는 2분기는 더 해볼 만하다는 뜻이었다.
 
LG전자는 11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50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 3052억원보다 65.5% 급증했다. 전자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지난해 4분기(3490억원)보다도 44.8% 늘었다. 4194억원을 예상했던 증권가 기대치도 크게 웃돌았다. 61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최대치다. 
 
이 기간 매출은 13조362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3조9944억원) 대비 4.5%, 전분기(14조5601억원) 대비 8.2% 감소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난 데에는 프리미엄 중심으로 제품 믹스가 개선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TV의 주 원자재인 LCD 패널 가격 하락과 가전 생산에 사용되는 동 가격 약세 등 원가 부담이 줄어든 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G5가 가세하는 2분기에 대한 기대도 밝다. 증권가는 LG전자가 이날 처음으로 잠정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을 두고 "자신감의 발현"이라며 2분기 예상치를 상향 조정할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올해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TV, 효자노릇 '톡톡'…LCD 가격하락·OLED TV 선전
 
사업본부별로 보면, TV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와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가 실적 개선의 견인차로 지목됐다.
 
증권가는 지난해 1분기 약 60억원의 손실을 낸 HE사업본부가 올 1분기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4조4370억원)와 비슷한 4조원 초반대를 예상했다. 패널 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을 줄였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 TV가 선전하면서 흑자전환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TV가 고사양 TV 시장에서 메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이 분야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OLED=LG'라는 등식도 시장에 새겨졌다.
 
액정표시장치(LCD)는 BOE, 차이나스타 등 중국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생산량을 늘린 탓에 가격이 하락했다. LG전자 등 TV 완제품 제조사들에겐 호재가 됐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 32인치 패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4%, 48인치는 37% 하락했다"며 "같은 기간 UHD와 OLED TV 판매량은 60% 늘어난 11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유로 2016,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 등 TV 시장의 대목으로 꼽히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HE사업본부의 선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하락세를 거듭하던 패널 가격은 앞으로의 변수다. 조 연구원은 “HE사업본부의 2분기 실적은 패널 가격이 더 내려갈지 반등할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조성진의 생활가전 '기대' 충족…'G5' 출격 2분기 '기대감' 
 
H&A사업본부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4조630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4조2000억원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약 30% 증가한 3000억원 초반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안팎에서는 "(H&A사업본부장인)조성진 효과"라는 말까지 나돈다.  
 
송 연구원은 "가전은 기본적인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성수기 진입 효과로 고사양 및 상업용 비중이 늘어나며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을 준비하는 2분기는 에어컨을 비롯한 생활가전의 성수기로 꼽힌다. 초프리미엄을 내세운 시그니처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파생 라인업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전략 스마트폰 'G5'로 주목받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1분기 실적보다 2분기 전망에 관심이 더 모아진다. G5가 1분기 마지막 날인 3월31일 출시돼 2분기 실적은 G5가 책임질 전망이다. G5는 국내에서만 출시 5일만에 5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론칭한 전작 G4보다 두 배 빠른 속도다. 송 연구원은 "G5의 판매량이 MC사업본부 전체 흑자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MC사업본부의 적자 기조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신중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G5는 메탈케이스, 착탈식 배터리 등 새로운 하드웨어 적용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했고, 프렌즈 등 파생상품으로 마케팅 비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MC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을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난 3조원 중후반대로 전망하며, 3분기 연속 적자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예측했다.
 
LG전자가 중장기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VC(비히클컴포넌츠)사업본부는 1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영업익 흑자전환은) 비용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꾸준히 흑자를 올리기까지는 적어도 1∼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만큼 사업성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1분기 매출액은 VC사업본부의 별도 실적을 공개한 이래 최대치인 55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관계자는 "LG전자 수주 잔액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시장 예상보다 조기에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양·박현준·김민성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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