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친박계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복당을 거부하자니 명분이 없고, 받아주자니 비박계 핵심 인물이 될 수 있어 후일이 걱정이다.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제1당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17일 현재 복당 신청자는 안상수 의원(인천 중동강화옹진 당선자)과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 당선자)이다. 울산 울주의 강길부 의원도 복당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친박계가 유 의원의 복당까지 허용할 것인지 여부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 이른바 '척을 진' 인물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복당이 된다면 비박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유 의원 측은 지지들과 상의를 거쳐 이번주 중으로 입당계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이 입당계를 낼 경우 친박계는 거부할 명분이 없다. 안상수 의원은 물론 막말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윤 의원까지 받아주면서 유 의원을 받아주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유 의원의 복당을 손 놓고 바라볼 수도 없다. 향후 당권 장악이나 대선 주자 선출에 있어서 번번이 발목을 잡힐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유 의원보다 윤 의원의 복당을 더 문제 삼는 분위기다. 4선에 성공한 김재경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복당은 선별적으로 처리되어야 하며 피해자는 당연히 복권돼야 하지만 책임 있는 윤상현 의원 등은 기다려야 한다”며 “국민이 미움을 거둘 때까지 자숙하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 지지자들이 15일 대구 동구 유 의원 선거사무소에서 새누리당 입당 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