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구 10대 기업 유치한다는 서청원 말을 믿나"

입력 : 2016-04-12 오후 3:54:01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을 탈당해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후보와 측근들이 13일 총선에서 살아 돌아올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유 후보는 12일 측근인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후보와 함께 동대구역 앞에서 필승 결의대회를 갖는 등 막판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는 이날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대기업 유치’ 공약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후보는 “엊그제 새누리당에서 높은 분이 대구에 와서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며 “선거를 이틀 앞두고 대구에 와서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하는데 이 말을 믿냐?”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 10대 기업을 대구로 유치해서 대구의 경제를 살려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서 최고위원은 11일에 다시 대구를 찾아 자신의 10대 기업 대구 유치 공약을 청와대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지난 3년, 지난 8년간 뭐하다가 선거를 코앞에 두고 대기업을 유치한다고 한다"며 "이런 발언에 대해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아가 "대구시민을 우습게 보고 오만하게 구는 이 세력에 대해 여러분께서 이번에 회초리를 한 번 들어달라"며 친박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유 후보를 제외하고 측근인 류 후보와 권 후보는 현재 이른바 ‘진박’ 후보들과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유승민계 조해진 후보(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당선 여부도 관심사다.
 
유 후보를 비롯해 친유승민계 무소속 후보가 모두 생환하면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내 권력 지각 변동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20대 총선 직후 새누리당 내에서는 유 후보와 측근들의 복당 문제를 놓고 치열한 갈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 후보와 측근들은 선거 승리 후 꼭 복당하겠다고 말하고 있고 친박계는 '복당 불가'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만약 유 후보만 당선되고 나머지 측근들이 대부분 선거에서 떨어진다면 대구 무소속 바람도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유 후보도 복당의 명분을 크게 잃을 수 있다. 복당해도 당내에서 계파를 구축하고 목소리를 높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유 후보는 류 후보와 권 후보의 승리를 위해 공동 선거 운동을 자주 벌이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에서 무소속 권은희(왼쪽부터, 대구 북갑), 류성걸(대구 동갑), 유승민(대구 동을) 후보가 공동 필승결의대회를 열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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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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