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김진양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방한하는 척 로빈스 시스코 대표를 만난다. 로빈스 대표는 최 회장 외에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국내 각 산업 분야의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핵심 사업인 통신 네트워크 협력을 다진다.
척 로빈스 시스코 대표.사진/척 로빈스 트위터
SK 관계자는 이날 "최 회장과 로빈스 대표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일정과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시스코가 세계 최대 통신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만큼 SK그룹 내 통신·IT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주식회사 C&C 등과의 협력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월 시스코와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양사 간 기술 교류가 활발하다. 지난해 8월에는 지능형 네트워크 플랫폼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으며, 그보다 앞선 2014년에는 부산시에 IoT 기반 스마트시티 구축사업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최근 IoT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SK C&C도 시스코의 협력 대상으로 꼽힌다.
로빈스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와의 접점 확대에도 나선다. 삼성전자와는 예전부터 활발한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왔다. 2014년 초 삼성과 시스코는 10년간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통신장비용 프로세서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한 사업 파트너 관계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소비자가전(CE) 부문의 미래 먹거리로 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을 주목하면서, 양사 간 협력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올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시스코, 인텔, 제너럴일렉트릭(GE), 퀄컴 등이 공동 참여하는 IoT 표준화단체 오픈커넥티비티파운데이션(OCF)이 출범했다.
현대차와의 만남에서는 커넥티드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일 '커넥티드카' 개발 콘셉트와 전략 로드맵 등을 공개하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이번 로빈스 대표와의 만남에서도 커넥티드카 관련 통신중계 장비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로빈스 대표가 만나기로 한 기업들을 보면 통신과 가전, 자동차 등 사업영역은 다르지만 통신 네트워크 장비가 필수인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결국 이번 방한은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사 확대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와의 만남에서는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구현을 위한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술 협력 등이,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홈용 자체 네트워크 기술 확보를 위한 각종 중계기 및 네트워크 장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커넥티드카는 정보들을 취합해 제공하는 IoT 생태계 구축이 필수이므로, 관련 통신중계기 사업에서 현대차와의 협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남궁민관·김진양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