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환자들이 선택하지 않은 방사선 치료 등을 부당하게 진료해온 서울아산병권과 신촌 세브란스 병원 등 8개 대형종합병원에 대해 과징금이 부과됐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수도권에 8개 대형종합병원에 대해 선택진료비 부당징수, 치료재료비 추가 징수 등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30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8개 대형종합병원 중에서는 ▲ 서울아산병원과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에 가장 많은 5억원의 과징금을 받았고 ▲ 삼성서울병원·서울대학교병원 등이 4억8000만원 ▲ 인천가천 길병원 3억원 ▲ 여의도 성모병원·수원 아주대병원 2억7000만원 ▲ 고려대 안암병원에 2억4000만원 등의 과징금이 내려졌다. .
◇병원별 과징금 부담내역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선택진료는 환자가 특정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특진제도로 진료시 일반진료비용의 20~100%에 해당하는 추가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들 병원들은 환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임의로 진단검사의학과나 방사선과 치료 등의 진료지원과목을 선택진료로 자동 실시해 환자에게 비용을 부탐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임상강사나 전임강사 등 선택진료의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무자격 의사를 통해 선택진료를 실시하거나 선택진료 자격이 있더라도 부재중인 의사를 대신해 진료를 수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러한 부당 선택진료를 강요받은 환자들이 연간 16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당징수한 선택진료비를 통해 이들 8개 병원들이 거둬들인 수익은 총 3309억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별 선택진료비 부당징수 내역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특히 삼성서울병원과 수원아주대병원 등은 환자에게 비용을 받는 경우 별도의 비용산정이 불가능한 의료용절삭기구나 용종제거수술용 기구 등의 치료재료비도 진료비와 별개로 환자에게 중복 청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7개 대형 종합병원들이 산하 대학이나 재단을 통해 제약회사들로부터 병원연수원이나 건물건립 경비명목으로 600여억원의 기부금을 요청해 수령한 혐의에 대해 재심사할 방침이다.
서울성모병원과 성의회관 신축을 위해 229억원을 수령한 가톨릭학원과 신촌세브란스 병원연수원 부지매입과 영동세브란스병원 증축경비 명목으로 163억원 등을 수령한 연세대학교 등이 주요 심사 대상이다.
대신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에 걸친 제약사들의 병원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에 대해서는제약사들의 자발적 유인행위로 인정해 병원에 대한 리베이트 심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한철수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국내 유력 대형조합병원의 부당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최초로 제재조치에 나선 것"이라며 "적벌된 병원들의 선택진료비 부당징수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 등과 함께 피해 환자들의 구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병원들이 부당 진료비청구로 거둬들인 액수에 비해 과징금 규모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집단분쟁조정으로 나타날 피해구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택진료비 부당징수행위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다음 달 5일부터 진료비 영수증이나 상세내역서, 병원에 제출한 선택진료 신청서 사본을 첨부해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본부(www.kca.go.kr)에 신청하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보상받을 수 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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