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골프 여제' 박인비(KB금융그룹)가 부상으로 또 주저앉았다. 맹활약했던 지난해와 달리 부침을 겪고 있지만 일단 몸부터 제대로 추스르겠다는 각오다. 지금보다 더 중요한 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급할수록 길을 돌아가기로 했다.
박인비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이수정 갤럭시아SM 국장은 19일 오후 <뉴스토마토>와 전화 통화에서 "박인비가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을 겪고 있다. 1월 초부터 아팠는데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정도로 심하진 않다. 경기할 때 통증이 거슬리는 정도지만 선수 본인을 위해 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활약과 달리 올해 부침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이 국장은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았다. 제가 오늘 만났는데 선수 본인은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8일 귀국한 박인비는 국내에서 부상 치료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22일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을 시작으로 노스 텍사스 슛아웃,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까지 건너뛴 뒤 다음 달 20일 킹스밀 챔피언십부터 다시 출전할 계획이다.
박인비의 부상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박인비는 1월28일 열린 올 시즌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스 LPGA 클래식 1라운드에서 7오버파 80타를 친 뒤 기권했다. 지난해부터 문제가 된 허리 통증이 이유였다. 이후 LPGA 투어 코티즈 골프 챔피언십과 ISPS 한다 위민스 호주 오픈에 나서지 않으며 부상 회복과 컨디션 조절에 힘썼다.
박인비는 복귀전이었던 혼다 LPGA 타일랜드와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나란히 공동 30위를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JTBC 파운더스컵에선 지난해 6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9개월 만에 컷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후에도 성적은 들쭉날쭉했다. 손가락 부상 여파가 컸다. 박인비는 KIA 클래식에서 준우승으로 부진을 만회했고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공동 6위로 선전했다. 하지만 바로 직전에 있었던 롯데 챔피언십에선 2라운드까지 공동 20위였지만 3라운드(공동 38위)와 4라운드 부진한 끝에 최종 공동 68위에 그쳤다.
지난해 박인비는 올해와 달리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LPGA 투어 5승을 쓸어담아 명예의 전당 가입 자격을 충족하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캘러웨이)에게 세계랭킹 1위와 올해의 선수상을 내주긴 했지만,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보이며 골프 여제로서 입지를 다시 확인했다.
이제 박인비는 8월 있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상황에서 6월 이후 진행되는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을 정조준한다. 당장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경기에 뛰기보다는 완전히 회복한 뒤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약 한 달 간 골프채를 놓을 박인비가 절치부심 후 다시 골프 여제의 위용을 뽐낼지 관심이 쏠린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인비가 18일 귀국해 왼쪽 손가락 부상 치료에 힘쓴다. 사진/와이드앵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