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우건설, 외국자본 먹이감 전락하나

국내 주요기업들 인수 포기
"외국계 사모펀드 인수시 '먹튀' 가능성"

입력 : 2009-09-30 오후 4:45:55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외국 자본이 대우건설(047040)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우건설도 외국 자본에 인수된 다른 기업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9일 인수의향서(LOI) 마감결과 인수전에 참가할 것으로 기대됐던 포스코,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모두 빠지고, 미국의 엔지니어링업체 벡텔과 파슨스,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유럽 사모펀드인 퍼미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기관 S&C 인터내셔널,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이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익을 내는 것만이 목표인 외국계 사모펀드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최악”이라며 “대우건설이 극동건설과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외국계 사모투자펀드가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남은 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뽑아내고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다른 기업에 팔아 차익을 남기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극동건설은 외국자본에 인수된 뒤 본사 건물 등 주요 자산이 모두 팔린 뒤 웅진그룹에 넘겨졌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경직성이 국내 대기업에게 부담이 줘,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한 경쟁 입찰 방식이다 보니, 국내 대기업들이 건설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뜻 참여를 결정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건설전문 연구원은 “금호그룹이 경쟁 입찰 방식으로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며 “대기업들로서는 무리한 경쟁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계 사모펀드가 아니라 건설사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국내 건설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외국건설사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그동안 국내 건설사가 독점하던 아파트 시장이 뚫리게 되는 셈”이라며 “합리적인 외국 건설사가 비싼 마감제 등 거품을 뺀 아파트를 내놓는다면 경쟁을 통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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