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진정성 결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옥시가 홍보대행사를 통해 21일 배포한 공식입장은 그동안 피해자와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며, 상당 부분 법원의 조정절차를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2014년 환경부와 환경보전협회(KEPA)에 50억원의 기금을 기탁한 것에 더해 추가로 50억원을 더 출연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업계와 여론은 옥시 측이 그동안 자신이 진행한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고, 피해보상을 위해 조성하겠다고 밝힌 금액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들며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의 목숨을 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22명이 사망한 롯데마트가 보상금액으로 100억원을 마련했다는 발표했는데, 103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품을 생산한 옥시도 같은 금액을 기탁하겠다는 발표는 롯데마트의 금액에 맞추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장 큰 가해자로 꼽히는 옥시의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는 사망자 103명, 생존환자 300명 등 총 403명으로 롯데마트(사망자 22명·생존환자 39명)의 6.6배에 달한다.
하지만 옥시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피해보상이나 사과를 피해왔으며, 피해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옥시 측은 "롯데마트의 보상금액을 참고한 것은 아니다"라고 짧게 해명했다.
아울러 옥시는 이날 공식입장 자료를 통해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위로의 말씀을 드렸고, 그간 어렵고 복잡한 사안의 진상을 파악하고 동시에 해결 방법을 찾고자 노력해왔다"며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진행 중인 모든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소환조사 관련 피해자입장발표 및 검찰 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 설치요구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 소환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