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청했던 외국인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1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90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워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엿새째 매도세를 보인 것은 3월 초 이후 7개월만이다.
이처럼 외국인이 매도 공세에 나선 것은 단기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외국인이 환차익을 챙기고 국내증시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이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도 외국인에게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럼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다시 예전처럼 외국인들은 매수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 동안 보여줬던 강력한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기조적인 매도 전환보단 차익실현 정도로 판단된다"며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약화될 수는 있지만, 기조 자체가 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실제로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고,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 회복 과정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면서 "한국 증시의 본격적인 비중 축소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서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달러화 약세와 기업들의 실적전망 상향조정 등 외국인 매수 기조를 연장시켰던 요인들이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며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차익실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그 동안 증시가 조정없이 올라온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증시 조정이 가격부담을 해소시켜 추가적으로 자금이 유입될 여력을 높여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개인과 기관의 매수 여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없이도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로 증시가 부양되는 모습이 관찰되기 시작했다"며 "개인과 기관이 증시를 부양할 여력이 있을 때 국내 증시는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