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에 영향을 줄 심사위원회에는 찬성과 반대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전문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M&A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에는 다수의 전문가들이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논쟁이 펼쳐졌다. 중립적인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심사할 심사위원회와 자문단을 구성하고 있다. 방송 분야의 심사를 맡을 심사위원회에는 방송·법률·경제·소비자 등에서 각계 전문가 8인~10인이 참여할 예정이다. 통신분야에서는 법·경제·회계·기술 등에서 10인 내외로 전문가 자문단이 구성될 계획이다.
지난달 8일 열린 SK브로드밴드,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 기자설명회에 참석한 이인찬(오른쪽) SK브로드밴드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재 미래부는 심사위원회와 자문단에 들어갈 전문가 후보군을 대상으로 적임자를 찾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완료되면 심사위원회와 자문단을 구성할 것"이라며 "지금은 결격 인사들을 걸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M&A 심사위원회와 자문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이나 CJ헬로비전과 특별한 관계가 없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양사로부터 용역을 받아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있거나 자문을 해준 전문가도 배제된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 등 M&A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전문가도 동일하다.
방송통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심사위원회와 자문단에 들어가야 하지만, 중립적인 입장에서 심사를 진행할 전문가 찾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추진 소식이 알려진 후 정부, 국회, 시민단체 등은 세미나와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M&A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해 교수, 연구원 등 소위 전문가 그룹을 불러 모았다.
미래부의 기준에 따르면 이같은 전문가들은 심사위원회와 자문단에 참여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추진 이후 누구나 알만한 전문가들은 모두 동원됐다"며 "당시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용역을 받지 못하거나 세미나, 토론회에 초청을 받지 못한 전문가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더욱 난항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종합유선방송(SO) 변경허가에 대한 사전동의를 위해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미디어, 법률, 경제·경영·회계, 기술, 이용자 등 분야별 총 9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미래부의 기본 심사가 진행된 이후 사전동의 요청이 와야 심사위원회를 꾸릴 수 있다. 이와 함께 미래부와는 겹치지 않는 전문가를 찾아야 해 전문가 찾기는 한층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은 "심사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번 합병에 대한 찬성·반대 의견을 명시한 인물들은 당연히 심사위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우려하는 바와 관련해선 그간의 토론회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의견 개진한 사람들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