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기존 히어로물의 권선징악 메시지를 벗어난 신념과 신념의 충돌과 12명의 슈퍼 히어로의 등장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춘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시빌 워')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시빌 워'의 예매율은 개봉을 하루 앞두고 94%까지 치솟았으며, 최소 47만 관객을 확보했다. 4월 후반부터 5월까지 극장가의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한국 영화 3편이 '시빌 워'에 맞선다. 신선한 소재와 다양한 장르, 높은 완성도를 통해 '틈새 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시빌 워'와 가장 먼저 대적하는 영화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홍길동')이다. 내달 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박보영과 송중기를 앞세워 665만 관객을 동원한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조 감독은 늑대소년과 인간 소녀의 사랑을 동화 같은 연출과 이야기를 통해 흥행에 성공했다.
'홍길동'에서는 만화적인 판타지와 같은 조 감독 특유의 색감은 유지하되 장르를 스릴러로 바꿨고, 고전 속 인물 홍길동을 현대에 걸맞게 재창조했다. 고전에서 홍길동은 서자 출신의 아픔을 가진 영웅이지만 이번 영화에서의 홍길동은 어릴 적 사고의 충격으로 감정 인지 능력과 여덟살 이전의 기억을 상실한 것으로 나온다. 고전과 달리 악랄하고 사나운 성격을 지녔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가 하면 교활하기도 한 영웅이다.
이 영화는 사건 해결 능력 99%의 사립 탐정 홍길동이 지난 20년 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추적하면서 거대 악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다소 사악한 영웅이 거대 악과 맞선다는 내용의 영화 '홍길동'에서 타이틀롤은 이제훈이 맡았으며, 거대 악의 핵심 멤버 강성일 역은 김성균이 맡았다.
'홍길동'이 개봉하고 나서 한 주 뒤인 12일에는 '곡성'이 관객을 만난다. '곡성'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한 작품이다. 데뷔작 '추격자'를 통해 충무로에 혜성같이 등장한 나홍진 감독이 '황해' 이후 약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추격자'와 '황해' 모두 한국적 스릴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나 감독의 영화에 연기파 배우 곽도원, 천우희, 황정민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5월 개봉 영화 중 가장 눈길이 쏠린다.
이 영화는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과 함께 미스터리하게 얽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갑작스레 죽은 마을의 피해자들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 종구(곽도원 분)와 그가 도움을 청하는 무속인 일광(황정민 분), 속내를 알 수 없는 사건의 목격자 무명(천우희 분) 등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는다.
나홍진 감독의 전작이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것과 달리 '곡성'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판정을 받았다. 나 감독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다양한 장르의 변칙적인 믹싱을 통해 변종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며 "15세 관람가는 의도했던 것이다.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5월19일에는 가정의 달에 걸맞는 '계춘할망'이 개봉한다. 이 영화는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와 할머니 계춘할망(윤여정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기 경력 50년이 넘는 윤여정과 '은교'로 데뷔한 후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김고은의 조합이 관심을 모은다. 아울러 '응답하라 1988'로 인기를 모은 류준열도 합세했다. 각종 스릴러물 사이에서 밝고 건강한 방식으로 눈물을 자극하는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고사 : 피의 중간고사'와 '표적'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보여준 창 감독이 연출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