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전기(009150)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익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7 시리즈 조기출시 효과가 부품사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26일 1분기 매출액 1조6043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수준으로,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 대비해서는 18%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였던 1조5510억원 수준을 소폭 웃돌았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6% 줄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의 추정치 654억원에도 크게 못 미쳤다.
세부적으로는 디지털모듈(DM) 부문의 매출이 6859억원, 칩부품(LCR) 부문이 525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20%, 18% 증가했다. 기판(ACI) 부문은 전분기 대비 4% 감소한 346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 출시로 카메라모듈,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무선충전모듈, AP용 패키지 기판, 메인보드용 기판 등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중국 거래선 대상 매출도 확대됐고, 차량용과 산업용 제품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그러나 기존 모델향 부품 판매 감소와 해외 거래선의 세트 생산 축소 영향으로 수익성은 떨어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세트 업체들의 타이트한 재고 관리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시리즈 조기출시 등으로 1분기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챙겼음에도 핵심 부품사인 삼성전기는 수익 면에서 낙수효과를 보지 못했다.
부품 공급가격 하락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부품 업체들의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부품 공급에 대한 마진 압박이 많이 컸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MLCC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트 업체들의 재고 정리가 시작되면서 단가 인하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삼성전기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매출 증대와 신규 거래선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듀얼카메라 등 신제품 출시를 비롯해 고부가가치의 자동차·IT용 제품 라인업 강화, 무선충전 모듈의 플래그십 주도권 지속, 파워인덕터 성능 및 비용 차별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