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기아차가 희비가 엇갈린 올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신흥국 판매 침체라는 동일 환경 속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이 높은 기아차가 홀로 웃었다.
2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22조3506억원, 기아차(000270) 12조6494억원의 올 1분기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3.2%씩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억이익은 현대차가 1조3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한 반면, 기아차는 23.8% 증가한 6336억원을 기록하며 엇갈렸다.
이처럼 양사의 엇갈린 영업실적은 상이한 SUV 비중에서 비롯됐다. 승용 모델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SUV가 전체 판매량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한 기아차가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110만7377대를 판매했다.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EQ900와 SUV 판매 증가, 금융 매출 증가로 전체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세단 중심 라인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발목을 잡았다.
1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 가운데 승용차는 73만9000여대로 66.8%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SUV 26.4%(29만2000대), 상용차 6.9%(7만6000대)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아차는 전체 1분기 판매량 70만4458대 가운데 37.4%에 해당하는 26만3500여대를 SUV로 채웠다. 승용차는 절반 이하인 49.9%(35만2200대)를 차지했고, 상용차는 4.4%였다.
올 1분기 엇갈린 현대·기아차 영업이익은 세단 대비 수익성이 높은 SUV 비중에서 비롯됐다. 자료/현대·기아차
기아차는 국내 시장에서는 전 라인업에 걸친 SUV 모델들이 여전한 판매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1분기 출시된 모하비의 부분 변경 모델이 가세하며 SUV 무게감을 더했다. 미국 역시 주력 차종인 쏘울과 카니발, 스포티지, 쏘렌토 등이 전체 판매를 견인했다.
특히 최근 유럽시장에 출시된 신형 스포티지가 유럽진출 이후 단일 모델로는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 신형 스포티지(현지명: KX5)를 출시하고 월 판매 8000대를 목표로 내세웠다. 사진/기아차
이에 현대차는 향후 적극적 신차 출시와 SUV 비중 확대로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년 대비 9.6% 판매가 감소하며 전체 실적 하락을 주도한 중국지역에 지난달 출시된 신형 아반떼를 비롯한 SUV 시장 집중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중국 SUV 시장은 전년 대비 50%에 달하는 성장을 거뒀다. 같은 기간 세단 판매가 10% 가량 감소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기아차도 현지 맞춤형 모델로 재탄생한 신형 스포티지(현지명:KX5)를 앞세워 전년 대비 12.7% 하락한 판매를 기록한 중국 시장 판매 시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7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볼륨 모델인 KX5 대기 수요에 1분기 판매가 감소했지만, 지난달 출시 이후 월 80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판매 정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