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세무당국이 '선박왕' 권혁(66) 시도그룹 회장 소유의 해외 법인에 900억원대 세금을 부과하고 이에 상응하는 자산을 압류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재판장 성백현)는 권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홍콩법인 '멜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멜보)가 "압류 처분이 부당하다"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멜보는 사실상 권 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멜보가 권 회장의 국세체납액에 대한 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게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멜보에 대한 세무당국의 부과처분과 이게 기초한 주식 및 부동산 압류처분은 모두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06년 과세위험의 확대 방지 등을 위해 홍콩에 멜보를 설립한 후 자신의 주식 100%를 바하마 소재의 페이퍼컴퍼니인 오로라 멜바 홀딩(오로라)이 보유하게 했다. 또 권 회장의 오로라 주식 100%는 바하마 법인 라이포드에게 명의신탁했다.
이후 세무당국이 권 회장에게 2000억원대 세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권 회장이 불복하면서 세금 소송이 시작됐다. 1·2심과 상고심은 세무당국의 부과처분 대부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세무당국은 1심 소송 도중인 지난 2013년 4월 권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멜보에 897억890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이와 동등한 가치인 주식과 부동산 등을 압류했다. 이에 멜보가 이번 소송을 냈다.
1심은 세무당국이 멜보에 부과한 세금처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주식에 대한 압류처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