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삼성SDI 본사 전경. 사진/삼성SDI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효자 노릇을 하던 케미칼(화학) 사업 부문을 떼낸
삼성SDI(006400)가 사업 재편 비용과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1분기 적자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가 기대되는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삼성SDI는 28일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2907억원, 영업손실 703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6% 늘었지만 지난 분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당기순손실은 7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롯데에 케미칼 부문을 매각한 삼성SDI는 배터리 전문업체로의 사업 및 인력 재편에 착수했다.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1분기에 반영했다. 김홍경 삼성SDI 경영지원팀 전무는 이날 열린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1분기에 희망퇴직으로 회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 최대 예상치를 모두 반영했다”며 “사업구조 개선이 완료되면 약 2000억원의 오버헤드(인건비 등 고정비용) 개선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전지 사업의 준비가 덜 돼 원가 상승 요인이 있어 투자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중대형 전지사업에서 투자 회수가 불가능한 자산을 1분기에 감액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이같은 일회성 비용 1조1000억원을 1분기 실적에 손실로 반영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소형전지 사업부문은 원형 배터리 중심으로 전동공구 시장, 중국 전기차용 시장을 확대하고 폴리머 전지의 주요 고객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중대형전지 사업부문에서는 전방산업의 계절적 비수기 요인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전자재료 사업부문은 1분기 ‘PV Paste’의 전략 제품을 출시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부문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삼성SDI는 하반기 중국 물류차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전무는 “중국 물류차는 5월부터 판매가 시작돼 물류챠향 배터리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 삼원계 방식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는 중국 정부에서 새 표준을 내놓을 예정이라 그 표준을 통과하기 위한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기업들은 삼원계 방식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리튬인산철(LFP)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6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애플이 아이폰8로 예상되는 2017년 신제품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채택한다는 소식도 삼성SDI 등 OLED 소재 제조사들에게는 호재다. 송재국 삼성SDI 전자재료지원팀 상무는 “애플이 OLED 소재 업체를 올해 선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이폰의 소재로 채택된다면 매출과 수익성 향상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SDI는 “자동차업에 맞는 체질 구축 등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강화해 조기 흑자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며 “2020년 전지사업 매출액 1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