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올해 분양시장이 지난달 말이 돼서야 본격 개장됐다. 올해 들어 과잉공급에 따른 미분양 여파와 금융권 집단대출 이자율 인상 등이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눈치 보기'에 들어갔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분양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를 사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동탄2신도시에서는 1만40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작년(2만여가구)에 비해 소폭 줄어든 물량이지만, 그간 눈치를 보며 사업시기를 조절했던
현대건설(000720),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분양에 나서는데다 대부분 시장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으로 공급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개관한 '동탄 파크 자이' 분양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미분양 사태 이후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은 물론, 매매시장까지 위축됐었다. 하지만 이 지역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공급된 물량들의 입주시점이 서서히 도래하는데다 여전히 과잉공급 우려가 남아있어 낙관적으로만 보이진 않는다.
작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기도에서 입주한 4만6155가구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인 9409가구가 동탄2신도시에 몰려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4월 '대원 칸타빌'부터 시범단지를 중심으로 9개 단지가 집들이를 시작했다. 또 2012년 8월 1차 동시 분양 이후 작년까지 총 42개 단지, 3만6276가구(공공분양 제외)가 공급됐다는 점 역시 발목을 잡는다. 이는 신도시 택지개발 지역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때문에 작년 11월 공급된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3·4차'의 경우 980가구 공급에 단 2가구만이 계약되면서 분양주체 측에서 아예 사업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 작년 7월 부영이 선보인 '동탄2 사랑으로 부영'의 경우 부진한 계약률에 지난 1월부터 약 2000만~3000만원 분양가를 할인하기도 했다.
그 여파로 2월(1149가구)에 비해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동탄2 사랑으로 부영',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9.0', 'e편한세상 동탄' 등에서 940가구가량의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매매가가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등장했다. 작년 10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1차' 전용 101㎡의 경우 2013년 분양 당시 4억6000만~4억7000만원 선이었으나, 지난달 20일과 27일 4억5000만원 이하로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동탄신도시가 다른 신도시들에 비해 입지적 장점이 크게 뛰어나지 않는데도 과도하게 많은 아파트 공급 계획을 세웠던 것 같다"며 "게다가 역과 가까운 지역을 제외하고는 입지적 장점이 떨어지는데 이미 역세권은 시범단지로 분양이 완료됐고, 나머지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곳에서 분양물량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미분양으로 힘들었는데 올 봄 들어서 다시 물량이 공급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분양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동탄2신도시에 다시 공급이 재개되면서 미분양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작년 12월 공급된 'e편한세상 동탄' 견본주택 내. 이 단지는 아직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