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검찰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현직 검사와 판사, 전관 변호사, 브로커 등이 연루된 이번 의혹이 이른바 대형 '법조 게이트'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네이처리퍼블릭 본사, 변호사 최모(46·여)씨의 법률사무소, 관할 세무서 등 10여개소에 대해 동시에 압수수색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최씨는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로서 항소심 재판의 변론을 맡았으며, 정 대표와 20억원의 수임료를 두고 다툼을 벌이다 이번 의혹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정 대표의 구명 로비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로커 이모씨에 대한 검거팀을 대폭 강화했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는 지난 2일 정 대표와 최씨,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을 처음 배당받았던 서울중앙지법 임모 부장판사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대한변협은 최씨가 정 대표의 항소심에서 20여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해 전화청탁 등 로비를 했는지, 항소심 공판에서 검사가 1심의 구형량보다 6월이 낮은 징역 2년6월을 구형한 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고발 대상자 중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29일 서울 강남의 일식집에서 이씨를 만나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정 대표의 항소심을 부탁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임 부장판사는 "이씨를 만난 다음날 사건이 배당됐다는 것을 알았다"는 해명과 함께 지난달 29일 사무분담 변경을 요청해 비대면 업무만 담당하는 재판부로 옮겼으나, 논란이 계속되자 이달 2일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날 군납 등 방산 비리 혐의로 한모씨를 체포하고, 주거지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한씨는 방산 비리 혐의 외에도 네이처리퍼블릭이 면세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정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은 후 광범위한 로비 활동을 펼쳤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의 면세점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이미 많이 알려진 사안이므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황용환(오른쪽) 사무총장과 이승태 윤리이사가 100억원대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수감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와 연관된 변호사들과 현직 판·검사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