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냐 전당대회냐…민심과 먼 새누리당

주도권 다툼 내홍 이어져…9일 당선자 연찬회가 분수령

입력 : 2016-05-08 오후 2:18:3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차기 당권을 놓고 새누리당이 또 다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총선 참패 후 한달 가까이 지났어도 비상대책위원회의 성격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비대위 성격과 조기 전당대회 여부를 놓고 계파간 이해득실만 난무하면서 여전히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은 9일 당선자 연찬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 등 차기 지도체제 구성 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다.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가 주도해 당선자들로부터 비대위 구성에 관한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 성격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의 격론이 예상된다. 관리형이냐 혁신형이냐에 따라 계파간 이해득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향후 당권 장악 시나리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박계는 관리형 비대위를 선호한다. 자신들이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차지할 때까지 당을 크게 흔들지 않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형 비대위가 구성되면 당헌·당규 수정 등을 통해 자칫 당을 뿌리째 흔들어 당권 장악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비박계는 총선 참패의 원인을 친박계로 돌리기 위해서라도 이참에 판을 흔들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해 당을 쇄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박계는 특히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혁신형 비대위를 통해 친박계 중심의 당 체질을 바꾸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계 일부에서는 비대위를 구성할 필요도 없이 곧바로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박계가 정진석 후보를 밀면서 1차 투표에서 선거를 마무리한 바 있다. 친박계의 건재가 확인된 만큼 이대로 전당대회까지 밀고 가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비박계는 조기 전당대회에 부정적이다. 당장 전당대회에 나설 '선수'가 정병국 의원 말고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정현 의원과 이주영 의원에 최경환 의원까지 많은 선택지가 있는 친박계에 비해 뛸 선수가 없다. 이 때문에 비박계는 '비대위 기간'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 비대위 이후에도 뾰족한 수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혁신형 비대위 구성으로 한 수를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 당직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선자 연찬회의 주제가 비대위 구성과 관련된 것이어서 다들 한마디씩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다고 계파별로 나눠서 혁신형이니 관리형이니, 조기 전당대회를 놓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정진석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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