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황금 주파수로 주목 받던 700메가헤르츠(㎒) 대역이 주파수경매 결과 유찰되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700㎒ 대역은 과거 이동통신용으로 분해하려 했지만, 국회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일부가 방송용으로 쪼개졌다. 이에 따라 주파수경매에서 700㎒ 대역이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9일 미래부에 따르면 700㎒ 대역에 대한 활용 방안은 올 하반기 발표될 K-ICT 스펙트럼에서 다시금 논의될 예정이다. 700㎒ 대역은 주파수경매에서 나온 유일한 저주파 대역이었다. 저주파 대역은 장애물을 피해가는 회절성이 높고, 전파 도달 거리가 길어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주파수였다.
주파수경매 결과는 그러나 700㎒ 대역만 유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정부는 이같은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기본적으로 공급 가능한 대역은 (경매의) 기회를 주는게 맞고 수요가 없어 유찰됐다"며 "이번에 SK텔레콤에 낙찰된 2.6㎓ 대역도 지난 2013년 경매에서 유찰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설명에도 업계에서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초고화질(UHD) 방송을 준비할 수 있도록 700㎒ 대역의 30㎒폭을 지상파에 분배했다. 이에 따라 KBS1, KBS2, MBC, SBS, EBS 등 지상파 5개사는 각각 6㎒씩 나눠 UHD 방송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상파에 나눠준 주파수 대역은 이번 주파수경매에 나온 대역과 인접해 있다. 여기서 정부는 보호대역으로 5㎒를 설정했지만, 혼간섭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700㎒ 대역을 지상파에 분배하면서 설정한 보호대역이 너무 협소하다"며 "혼간섭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00㎒ 상향 주파수에 쓰이는 무선 마이크 대역과의 혼간섭 문제도 주파수경매에서 700㎒ 대역이 유찰되는데 영향을 미쳤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무선 마이크의 경우 출력을 상당히 높여 놓은 사례가 많아 혼간섭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혼간섭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700㎒ 대역에 관심을 가질 이동통신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