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복당 논의 연기 타깃은 '유승민'

'민의 왜곡 안돼' 명분 내걸며 당권경쟁서 실리 챙겨

입력 : 2016-05-10 오후 4:57:59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총선 전 새누리당을 탈당한 당선자들의 복당 논의가 20대 국회 원 구성 이후로 미뤄졌다. 당내에서는 7월 전당대회 이후에나 복당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을 최대한 미뤄 친박계가 당권을 쉽게 장악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명분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왜곡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9일 당선자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총선에서 내려주신 결론은 새로운 정치질서로 저희들에게 제2당을 주신 것 아니냐. 그 부분에서 민의를 받드는 게 옳다”며 “20대 원 구성 협상 전에 복당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이들의 복당이 절대 불가하다고 못 박지는 않았다. 결국 시기의 문제라는 것이다. 원 구성 이전에 복당이 불가능하다면 원 구성 이후에는 가능하다는 것으로 역대 국회 원 구성은 국회가 개원하고 20일 이상 걸렸다. 5월30일 새 국회가 개원하면 6월 중순에나 원 구성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이후 곧 바로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한다. 복당 문제를 논의할 시간이 없다. 결국 복당 문제는 전당대회 이후에나 논의가 가능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복당을 신청했거나 의사를 밝힌 사람은 강길부, 안상수, 유승민, 윤상현 의원과 장제원 당선자 등 5명이다.
 
핵심 문제는 유승민 의원이다. 유 의원은 잠정적으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힌다. 새누리당에 복당하면 얼마든지 당권에 도전할 수 있고 친박계 중심의 당 구도를 흔들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타임 테이블로 보면 유 의원의 복당은 전당대회 이전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복당 연기는 결국 전당대회까지 유 의원의 복당을 막고 친박계의 당권 장악을 순조롭게 진행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의'라는 명분은 물론 실리까지 챙기겠다는 이중 포석이다. 정 원내대표는 계파간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친박계 지원으로 당선된 인물이다.
 
홍문표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 원내대표의 뜻에 다른 의원들도 동의했냐"는 질문에 "100%는 아니지만 거의 대다수 수긍하는 입장"이었다며 "지금 양론이 있기 때문에 중진회의를 통해서 이 문제가 심도 있게 걸러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복당 논의를 미루는 것 자체가 유승민 의원을 전당대회 전까지 복당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친박계의 수법이 눈에 보이게 훤하고 당연한 분석"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 연찬회에서 초선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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