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 대통령 최초로 27일 히로시마 방문

'원폭 투하' 71년 만에 첫 방문…공식 사과는 없을 듯

입력 : 2016-05-11 오전 12:39:32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당사국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직접 피폭지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10일 블룸버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히로시마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투하 당시 사망했던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히로시마 평화박물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원폭 투하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사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원폭을 투하하기로 했던 결정에 대해 다시 논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양국이 공유하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2차 세계전쟁 때 목숨을 잃은 모든 미국인과 일본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 왔던 이른바 '핵무기 없는 세상'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원폭을 떨어뜨렸고, 3일 후 나가사키에도 원폭을 투하해 12만여명 이상의 사람들이 폭발 즉시 사망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며 방사능에 노출됐다. 하지만 미국의 2차례 원폭 투하가 있었기에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고 그 결과 2차 세계대전을 종식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현재 진행 중인 미 대선과 관련돼 있어 미국 내에서 상당한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미군 주둔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회(결산)보고에서 "공화국(북한)은 책임있는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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