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주택시장 양극화…지방 장기침체 우려도

재건축·전세난에 수도권 상승 지속…지방은 18주 연속 내리막길

입력 : 2016-05-12 오후 12:41:54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계속되는 전세난에 공급물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들썩거리고 있는 서울은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면, 과잉공급에 대출규제 강화 악재까지 겹친 지방은 장기침체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가격 변동없이 2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세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초 약보합세를 보이던 수도권은 0.04% 오르며 지난 4월 첫주(0.01%) 소폭 상승한 이후 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은 0.06%의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끌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이촌한강공원 자연성 회복사업, 미군기지 개발 등의 기대로 용산구에서 상승폭이 확대된데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계속되는 전세난에 매매전환 수요까지 이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은 전세난 등으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지만 지방은 18주 연속 하락하는 등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김용현 기자
 
 
반면, 지방은 공급물량 증가와 대출규제 강화까지 더해지면서 0.03% 하락했다. 올해 초 하락세로 전환된 이후 무려 18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북이 0.21% 떨어지며 하락폭을 키운 가운데 대구와 충남(-0.07%), 충북(-0.06%), 광주(-0.05%) 등의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특히, 대구는 지난해 말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후 20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택시장 급랭을 막기 위해 정부가 LTV(주택대출담보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연장을 조기에 결정했지만 시장 침체를 막지는 못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LTV와 DTI 연장의 경우 새롭게 완화하는 것이 아닌 재연장인 만큼 수요자들이 체감할만한 변화는 아니어서 시장 불안 요소를 일부 해소했다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며 "오히려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구매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과잉 우려에도 지속적으로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지방에서는 경남에서 가장 많은 4400여가구가 쏟아지며, 부산(3849가구)과 충북(2261가구), 충남(2082가구), 강원(1933가구), 대구(172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지방의 경우 2~3년 전 공급됐던 대규모 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에 들어가고 있는데다 주택업체들이 상반기 내에 분양을 끝내려고 공급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며 "이미 지역 내 수요는 상당부분 소진됐고, 가격 약세에 투자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해운·조선 산업 등에 따른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지역들도 늘고 있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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