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중공업(009540)그룹 계열사에서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올해 들어 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감독 결과가 나온지 일주일만이다. 그룹 차원에서 총체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울산 본사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투쟁 출정식을 개최한 가운데 산업재해 근절을 기원하는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대삼호중공업 협력업체의 위모씨가 원유운반선 내부 저장 창고에서 족장 해체 작업 중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족장작업은 높은 곳에서 작업자들이 작업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드는 작업을 일컫는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현대미포조선 협력업체의 김모씨가 도장작업을 위해 선박 블록 상부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5m 바닥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지난 10일 뇌사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망 사고는 지난 4월 20일까지 총 5명의 현대중공업 원 ·하청 노동자가 사망해 20일 자체적으로 조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안전투자 확대와 안전조직 강화 등을 담은 안전관리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 부산지방청은 현대중공업에 대해 지난달 25일부터 8일간 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고용부는 이 조사로 총 253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185건에 대해 사법처리하고, 3건의 작업중지, 190건의 시정명령 조치를 했다. 과태료 2300만원도 부과했다. 지게차 작업 중지 명령은 일주일만에 해제됐다.
특히 노동청은 경영층의 안전의지 부족과 생산우선 경영으로 인해 노·사간 신뢰 저하, 중대재해 재발방지 노력 부족, 작업표준 및 제반 안전규정 미준수, 안전교육 인프라 부족 등 전반적인 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 전체에 이러한 문제점이 만연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사에 현대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은 해당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총 1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1년에 3명 이상 사망하거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건에 대해서는 특별감독을 시행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체크하기 위한 감독은 법인 단위, 개별 사업장에 대해 실시하기 때문에 그룹 전체 안전감독을 시행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에 사망 사고 뿐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부상관련 산업재해도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그룹 차원의 조사가 되지 않는다면 동시에 두 개, 세 개의 계열사 모두를 특별감독하는 방법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이 자구안에 인력감축안과 자산매각 등이 담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