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세퓨 살균제, 옥시보다 4배 독해"

"전문 지식 없이 희석…인체 무해 농도 기준의 160배"

입력 : 2016-05-13 오후 5:05:38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세퓨 가습기 살균제'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보다 무려 4배 정도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세퓨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김모씨와 동업으로 컴퓨터 자판 등을 세척하는 용도의 세정제를 제조·판매하기 위해 H사를 설립한 후 덴마크 케톡스로부터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40ℓ 정도를 수입했다.
 
하지만 오씨는 PGH 일부를 빼돌려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기 시작했고, 전문적 지식이 없던 오씨는 인터넷 등 여러 자료를 참고해 제품을 제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PGH는 기존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린구아니딘(PHMG)보다 40배 더 희석해야 인체에 해가 없음에도 오씨는 오히려 실수로 농도를 4배 더 강하게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물질을 기존 판매된 제품보다 160분의 1 수준으로 희석했다면 해가 없는 정도인데, 그보다 160배 진하게 사용했다"며 "그러다 보니 독성을 갖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 2008년부터 '세퓨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판매하던 중 원료의 물량이 부족하자 서울 송파구의 한 화약 약품 도매상에서 공급받은 PHMG를 제품에 섞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오씨와 동업했던 김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폐업한 화학 약품 도매상 대표를 상대로도 PHMG의 거래 경위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버터플라이이펙트가 판매한 '세퓨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는 총 41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중 사망자는 14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1일 오씨와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등 4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표시광고법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14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세퓨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버터플라이이펙트 오 모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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