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1일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오후 5시쯤 신 전 대표 등 4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표시광고법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에는 옥시레킷벤키저 전 연구소장 김모씨와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 등이 포함된다.
신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면서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달 9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 가능성에 관해서는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수사팀 인원을 보강한 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혐의도 확인해 온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이들 업체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동안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의 '가습기 청정제',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 폐 손상이 확인된 4개 제품의 제조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중 하나인 폴리헥사메틸린구아니딘(PHMG)을 생산한
SK케미칼(006120)에 대해서도 지난 10일 직원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케미칼은 흡입독성 자료가 없어 흡입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때 실험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했으며, 옥시레킷벤키저는 원료 공급업체 CDI의 제안에 따라 기존 프리벤톨-R80 대신 PHMG로 변경해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레킷벤키저가 2001년 3월에 옥시를 인수한 이후에도 신 전 대표가 2005년까지 대표직을 맡는 등 사실상 국내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유해성을 실험한 대학교 연구진도 조사 중인 검찰은 4일 긴급 체포한 서울대학교 조모(57) 교수를 증거위조·수뢰후부정처사 혐의 등으로 7일 구속했다.
조 교수는 옥시레킷벤키저 측에 유리한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그 대가로 연구비 외 수천만원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관련 재소환 돼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