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소매 판매가 늘고 소비 심리도 좋아졌다는 소식에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다.
국제유가 하락도 주가를 끌어내리는데 한 몫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85.59포인트(1.05%) 내린 1만7534.91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혼조세를 보였으나 투자 심리가 식으면서 하락폭이 점점 커졌다. 장중 200포인트 넘게 급락했으나 장 막판 하락폭이 줄었다.
골드만삭스(-1.73%), 보잉(-1.71%), 3M(-1.08%), 월마트(-2.86%) 등이 지시 하락을 이끌었다.
S&P 500 지수는 17.15포인트(0.83%) 내린 2046.96로 마감됐다. 지난달 1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과 소비재 업종이 하락을 이끌었다.
패션잡화 백화점 업체 JC페니는 부진한 1분기 판매 실적으로 주가가 3% 가까이 빠졌다. 또다른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도 1분기 순이익이 4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1% 급감하면서 주가가 13.42% 떨어졌다.
반대로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사업과 자동차 부문의 실적 호조로 주가가 15% 넘게 뛰었으며 햄버거로 유명한 외식업체 쉑쉑도 1분기 실적 호조로 5%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19.66포인트(0.42%) 떨어진 4717.68을 기록했다. 애플이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대한 1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후 주가가 0.2%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소매판매 지표는 한 달 전보다 1.3% 늘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PPI는 전달 대비 0.2% 올랐다.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0.9%)보다 좋았지만 PPI는 예상을 소폭(0.1%) 밑돌았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하는 미국의 5월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는 95.80으로 시장 예상치 89.50보다 높았다. 3월 확정치 89에서 7.6% 올랐다.
개선된 경제지표는 금리인상 우려를 끼웠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증시의 투자매력이 줄어든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상 우려를 키웠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이 늦어지면 자산에 거품이 낄 위험성을 지적했다.
피플스 유나이티드 웰스 매니지먼트의 존 콘론 수석 주식 전략가는 "(4월 소매판매 지수 발표후)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이 곧 닥친다고 초조하게 생각했다"며 "연준이 한 두 가지 지표만을 가지고 성급하게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데미스트레이딩의 마크 케프너 주식 트레이더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매 판매 증가가 주가 하락을 막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며 "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 부진한 기업 실적 등 다른 요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는 전날보다 0.5% 가량 오른 94.57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달러화 강세 여파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49센트(1.1%) 내린 배럴당 46.21달러에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의 브렌트유는 30센트 하락한 배럴당 47.78로 거래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0.1% 오른 온스당 1272.70달러로 장을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전주 대비 1.7% 하락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