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턱 밑까지 따라갔던
삼성전자(005930)의 인텔 추격전이 다시 제 위치로 돌아갔다. 인텔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9% 성장한 반면, 삼성전자는 제로 성장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부문이 업황 침체로 성장이 크게 둔화된 데다, 인텔이 대규모 인수 투자를 통해 몸집을 키웠기 때문이다.
17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발표한 세계 반도체 톱 20 순위 결과에 따르면, 1위 인텔은 131억1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0억6700만달러보다 8.7% 증가했다. 2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93억3600만달러에서 올 1분기 93억4000만달러로 횡보했다. 지난해 종합 반도체 업계 순위에서 3.2%포인트 차로 좁혀졌던 양사 간 시장점유율 격차가 올 1분기 들어 다시 벌어졌다.
인텔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10위권 기업들이 모조리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아 현상유지한 삼성전자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다 IC인사이츠는 1분기 인텔과 삼성의 격차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인텔이 칩 전문기업 알테라(Altera)를 인수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인텔은 지난해 5월 167억달러에 알테라를 사들였다. 아바고 테크놀로지와 합병한 브로드컴도 지난해 7위에서 이번에 4위로 매출 순위가 올라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력이 있는 소규모 전문기업 위주로 스몰딜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SK하이닉스는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43억8000만달러에서 올 1분기 30억6300만달러로 매출이 30% 급감했다. 톱 20위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