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업체, 투자자에 중개수수료 부과 추진

투자 유치 만으로 한계…하반기부터 적용될 듯

입력 : 2016-05-17 오전 11:19:28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P2P(Peer to Peer·개인 간)대출업체들이 중개수수료 책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시장 안착을 위해 대출자와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책정하지 않은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하기 때문에 수수료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A업체는 오는 7월부터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 업체는 수익률의 0.1% 내외를 투자자 수수료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업체는 대출자에 대해서는 대출금에 따라 1~5%가량의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아왔지만 투자자에게는 수수료를 책정하지 않았다.
 
B업체는 올 하반기에 대출자와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그간 수수료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았다"며 "이를 손보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의는 7개 P2P대출업체가 모인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이하 P2P협회)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P2P대출업계가 잇따라 수수료 책정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간 관련 시장의 규모가 작다보니 수익성보다는 업계 시장 확대가 중요했지만, 최근들어 안정적인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투자 유치만으로는 업체를 키우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P2P대출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여곳의 P2P대출업체의 누적대출액을 조사한 결과 17일 기준 11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말(351억원) 이후 5개월 만에 213%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지분 투자를 받아 서비스고도화를 위해 투자할 수 있었다"면서도 "사실상 지분 투자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상당한 투자자와 대출자를 보유하게 된 만큼 대출자와 투자자들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게 되면 업체 스스로 독립적인 수익성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대부업법에 적용받았던 등록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보이는 점도 수수료 책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전북은행이 P2P대출업체인 피플펀드와 연계한 대출상품을 검토한 결과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고 결론냈다.
 
앞으로 P2P대출업체는 은행과 협업 시 '대부중개업자'로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기존에는 이들 업체가 영업하려면 대부중개업 등록을 해야 했다. 또 수익에는 이자소득세율(15.4%)보다 높은 대부업법상 소득세율(27.5%)을 적용받아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협업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대부업 등록 없이 영업을 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그만큼 이들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책정하는 데도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P2P대출업계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수료 책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17일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 정기회의에서 (왼쪽부터)박성용 렌딧 이사, 박성준 펀다 대표, 주홍식 빌리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 김주수 어니스트펀드 대표,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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