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국채 보유량 40년 만에 베일 벗어

1168억달러로 13번째 보유국
냉랭한 미국·사우디 관계 방증

입력 : 2016-05-17 오후 2:54:45
[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채 규모가 공개됐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 사우디의 미국채 보유량이 공개되면서 미국과 사우디의 외교 관계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유한 미 국채가 1168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였던 1월(1236억달러)에서 6%가량 감소한 규모다.
 
중국이 1조3000억달러로 미국채 보유국 1위를 기록했고 일본(1조1000억달러)이 그뒤를 이었다.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만군도, 아일랜드, 브라질, 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사우디는 13번째 보유국으로 집계됐다.
 
CNN머니는 사우디의 미국채 규모 공개는 블룸버그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미국 재무부가 사우디의 미국채 규모를 밝힌 것은 1970년 중반 이래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은 ‘석유 수출국’이라는 명목 아래 미국 재무부가 비밀을 유지해오면서 산유국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술책으로 간주 되어왔다.
 
은행 창구 직원이 미국 달러자산을 세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울러 사우디의 실제 미국채 보유량이 미국 재무부 발표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5870억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인 약 3913억달러가 달러 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머니는 이에 대해 사우디가 미국채 이외의 유형자산으로 달러를 보유했을 가능성과 제3국의 계좌를 통해 달러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우디의 미국채 정보 공개가 최근 미국과 사우디의 외교적 관계가 냉랭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상원은 9·11테러와 사우디 정부의 연계 의혹을 미국 입법부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관계는 냉각됐다. 당시 사우디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보유한 미국 자산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CNN머니는 사우디가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미국채를 한번에 대량 매각할 경우 사우디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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