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혈액 한 방울만으로 단 20분이면 에이즈 감염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신속검사법’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전 자치구 보건소에 ‘HIV 신속검사법’을 전면 도입한 지난해 3~12월 검사건수가 2만987건으로 도입 전인 2013년 한 해 3045건보다 6.9배, 양성자 발견건수는 116건으로 2013년 77건보다 1.5배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수검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6.7%가 ‘만족’ 이상(매우만족 77.1%, 대체로 만족 19.6%)의 반응을 보이는 등 HIV 신속검사법이 시민들의 자발적 검사 활성화와 에이즈 조기발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HIV 신속검사법’이 정맥채혈 없이 혈액 한 방울로 가능한 간단한 검사 방법으로 평균 3~7일에 걸리던 분선기간을 20분으로 단축하고 익명을 보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HIV 신속검사는 서울 보건소 어디에서든 무료로 가능하며,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익명 검사로 이뤄지기 때문에 에이즈 감염 여부가 걱정되는 누구나 신분 노출에 대한 불안 없이 검사받을 수 있다.
단, 감염이 의심되는 행동일로부터 12주가 지나기 전에는 항체가 검출되지 않아 음성으로 확인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12주 이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이 발견되는 경우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해 최종 확진여부를 판정하게 되며, 감염사실이 확인될 경우 정부와 서울시가 진료비를 절반씩 분담해 전액 지원한다.
서울시는 에이즈 감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산을 차단하고 시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검사 활성화를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한 만큼 감염 여부가 걱정되는 시민들이 망설이지 말고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편, 내국인 HIV 누적 감염인 수는 2014년 기준 1만1504명으로 2013년 대비 약 10.4%, 1081명 증가하는 등 매년 900명 안팎으로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에는 약 36%가 거주하고 있으며, 2014년 한해 320여 명의 감염인이 신규로 발견됐다.
시는 감염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질병·생활 관련 정보를 담은 안내서 ‘PL 마음의 창으로 보기’를 제작, 보건소에서 상담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
홍혜숙 서울시 생활보건과장은 “최근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 등 감염인도 꾸준한 진료와 관리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에이즈가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보건소를 방문, 빠르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보건소에서 HIV 신속검사법으로 에이즈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